[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은 21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했지만 레바논 전선 관련 문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란이 협상장을 떠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양국은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약 80분간 회담을 가졌지만, 아직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의 반관영 통신인 타스님통신은 이란 대표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대표단에게 한 위협이 양해각서(MOU) 제1항을 명백히 어겼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항의하며 협상장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도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이란 협상 대표단이 80분 동안 평화 회담이 열린 건물을 떠났다"고 전했다. 또, "미국 대통령의 모욕적인 메시지로 회담이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전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레바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그들의 대리 세력을 즉시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지난주보다 훨씬 강하게 이란을 다시 타격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 측은 이 글이 MOU 제1항에 명시된 '무력 위협 자제'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협상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다. CNN은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외교 당국자들이 협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비공개 채널을 통한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첫 80분간의 협상에서 핵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레바논 전선 문제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이 헤즈볼라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점을 우려했고, 이란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에 머무는 한 헤즈볼라에게 자위권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날 협상의 열쇠를 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남부에 계속 주둔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헤즈볼라 공격으로부터 북부 주민과 모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레바논 남부 안보지대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22일 오전 6시부터 레바논과 접경한 북부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집합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휴전 이행을 위한 조치가 일부 이뤄진 셈이다. 중재국들도 협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란은 80분간 미국과의 대면 회담을 마친 뒤 카타르 측과 양자 회담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고, 카타르 대표단은 이후 협상장으로 돌아와 물밑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여러 소식통의 말을 빌려 "이란은 협상을 재개하기 전 해결돼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이란은 미국에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실제로 어기는 쪽은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이라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회담 시작 전 "시오니스트 정권이 레바논에서 계속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 회담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 중 하나"라며 MOU 제13항 준수도 언급했다.
MOU 제13항은 "미국과 이란은 제1항, 4항, 5항, 10항, 11항의 이행이 시작되고, 이러한 조치들이 계속되는 것을 조건으로 다른 항목들에 대해 최종 합의 관련 협상을 개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란은 첫 번째 조항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최종 합의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협상이 재개된다면,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 문제, 제재 해제 문제 등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유엔 사찰단의 핵 시설 점검을 관철하고, 그 대가로 동결자산 일부를 풀어주는 방안을 준비해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측에서는 이미 양국이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협의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란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파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동결자산 문제와 해제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또 "이란산 원유와 파생상품을 둘러싼 미국의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내용의 합의 초안이 이미 작성됐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