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넉 달 넘게 비어 있던 법원행정처장 자리에 노경필 대법관(62·사법연수원 23기)을 임명했다.
대법원은 10일 조 대법원장이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 후임으로 노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노 대법관은 오는 14일부터 법원행정처장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노 대법관은 약 30년 동안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재판과 연구에 힘써 왔다”며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5년간 일하며 헌법과 행정법 분쟁을 세밀하게 검토해 국민의 기본권과 행정 절차 참여권, 조세 정의 실현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노 대법관은 1964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3기로 1997년 법관에 임용됐다.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이후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서울·수원고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으며, 조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올해 8월 대법관이 됐다.
서울고법에 재직할 때는 기간제 운전강사에게 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보고, 노동 현장 차별 시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수원고법 수석부장판사 시절에는 상위법 위임 없이 만든 국토교통부 예규를 근거로 한 영업정지 처분이 법률유보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고 취소 판결을 내리는 등, 헌법상 법치행정 원칙을 강조했다.
대법관이 된 이후에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의 상고심 주심을 맡아 무죄를 확정했다.
또 지난 9일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상고심 주심을 맡아 징역 5년과 추징금 1억8,079여만 원의 원심을 확정했다.
호흡은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운 재해 근로자의 간병급여 사건에선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 처리동작’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했고, 재해 근로자의 삶과 존엄을 고려한 간병급여 판단 기준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시세조종 사건에서는 우회적 시세조종이 성립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처음 제시해, 관련 사법 규제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도 있다.
대법원은 노 대법관에 대해 “전문성과 합리적·공정한 판단력, 도덕성과 인품까지 두루 갖춰 법원 내외에서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며 “경청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법원 구성원은 물론 사회 각계와 소통하며 국민을 위한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제도를 실현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힘쓸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박영재 대법관(56·22기)이 처장직 사퇴를 밝힌 뒤 넉 달 넘게 비어 있던 법원행정처장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박 대법관은 천대엽 전 처장 후임으로 지난 1월 취임했지만, ‘사법 3법’ 입법 후폭풍으로 지난 2월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에는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이 처장 직무를 대신 맡아왔다.
이번 인사는 오는 9월 퇴임 예정인 이흥구 대법관 후임 제청을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행정처장이 추천위 당연직 위원인 만큼, 후임 대법관 제청을 앞두고 공석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