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열흘째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재 역할을 맡은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최근 양국에 10일간의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아랍권 매체 ‘더뉴아랍’은 20일(현지 시간)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교착 상태에 빠진 양해각서(MOU)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과 이란에 10일간 교전 중단을 함께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현재 휴전안을 전달받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액시오스’도 “미국은 이 제안을 논의 중이고, 이스라엘에도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닫아버릴 행동은 삼가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휴전안을 수용할지, 아니면 이스라엘과 손잡고 대규모 공격을 재개해 이란 정권을 압박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 측 관계자도 중재국의 10일 휴전안 제안 사실을 인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중재국을 통해 여러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직 휴전안의 구체적 내용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액시오스’ 보도를 보면 ▲전투 중단 ▲호르무즈 해협 ‘양쪽 항로’ 전면 개방 ▲종전 MOU 복원을 위한 시간 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선, 미국은 이란 북쪽 연안 항로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이란도 오만 연안 남쪽 항로에서 상선 공격을 중단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결국 양국이 10일 동안 충돌을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발 물러선 뒤, 전(全) 전선 종전과 60일간의 핵협상 개시를 담은 종전 MOU의 효력을 다시 살리자는 제안이다.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과 관련해서는, 이란이 해상 안전과 환경 보호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일부 수수료를 선박에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유사하게,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가 말라카 해협에서 일부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또 국제해사기구에서 참여하는 공동기금 조성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재국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양측에 긴장을 누그러뜨릴 시간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바드르 압델아티 이집트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 등이 중재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도 액시오스가 전했다.
현재 양국 모두 외교적 해법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미국은 언제나 외교적 해결의 문이 열려 있다”며 “그 문이 열려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다.
이란 측 바가이 대변인 역시 “전쟁이냐, 외교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데 반대한다. 외교도 전쟁처럼 국익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충돌이 더욱 격화된 만큼 당장 휴전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모두 상대의 불법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충돌을 이어가고 있어 쉽게 물러날 상황이 아닌데다, 최근 요르단 미군기지에서 미군 2명이 이란 미사일 공격에 사망하고 1명이 실종돼 미국의 입지가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중동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란과의 휴전 협상을 진전시키던 중이었지만, 지난 17일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기지가 공격당한 뒤 강경 노선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이 아직 보복을 멈춘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군 사망에 대해 확실하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전쟁 재개 가능성에 대비해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중동 지역에 추가로 배치했고, 이스라엘방위군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미국 측 명령을 대기 중이다.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 의지를 밝히며, 실제로 쿠웨이트 아리프잔 기지에 배치된 미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0일 “우리는 지금 미국과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또 대미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역시 “미국의 꼼수를 이미 파악했고, 언제든지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여러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앞으로 며칠이 상황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긴 긴장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