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일부 통신사에서 시행한 휴대전화 요금 반값 할인의 영향으로 기저효과가 생겨, 전체 물가를 약 0.6%포인트(p) 정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특수한 요인을 제외하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약 2.5%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런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9월이 되면 물가 상승세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로 전년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5월 3.1%, 6월 3.2%에서 7월 2.8%로 다소 낮아졌다가, 다시 3%대로 오른 것이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0.2% 상승했다. 이번에 물가 상승폭이 넓어진 데에는 지난해 있었던 일회성 통신요금 할인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8월 일부 통신사에서 50% 요금 감면을 진행했던 영향(기저효과)을 빼고 이번 달 물가를 다시 산정해 보면, 실제 상승률은 대략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윤영 재경부 물가정책과장도 "작년에는 휴대전화비 반값 할인이 물가상승률을 약 0.4%p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그 기저효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다음 달에는 이런 요인이 사라지면서 수치상으로는 물가 오름세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5% 뛰었다. 이는 2001년 8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휴대전화료는 26.7% 올랐고, 지출 목적별 통신 물가는 16.6% 상승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가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7%p다. 근원물가 상승폭도 크게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4% 올라, 7월 2.6%에서 0.8%p 높아졌다. 이는 2023년 5월(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심의관은 "근원물가는 포함되는 품목 수가 적어서 휴대전화 요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진다"며, 이번 상승폭 확대 역시 휴대전화비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도 3.1% 상승했다. 이 역시 2023년 12월(3.1%)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한편, 휴대전화비처럼 특이한 영향 요인을 빼고 보더라도 개인서비스 등 일정 품목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3.5% 올랐다. 외식비는 7월 2.6%에서 2.7%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외식을 뺀 개인서비스는 4.1%에서 4.0%로 약간 둔화했다. 양 과장은 최근 임금이나 성과급 증가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개인서비스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원재료 값 상승 등도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임금 상승의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공업제품 가격은 3.7% 올랐다. 이 가운데 석유류는 14.2% 오르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7월(15.5%)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재경부는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p 낮추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이런 조치가 없었다면 물가상승률은 3.6%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공식품 가격은 업계의 가격 인상 영향으로 7월에는 1.0%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1.5%까지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19개 식품업체와 협력해 약 4700개 품목을 최대 64%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가공식품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떨어졌다. 농산물 가격이 6.7% 하락했고, 축산물 상승률도 7월 4.4%에서 지난달 1.5%로 줄었다. 이는 생산량 증가와 정부의 할인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흐름을 보면, 채소류 가격이 12.4%나 급등했다. 실제로 배추는 한 달 새 37.0%나 올랐고, 시금치 68.2%, 오이 40.4%, 상추 28.4%, 열무 52.4%, 부추는 64.7%씩 각각 크게 올랐다. 이 심의관은 "채소류는 기후 영향과 병충해 예방 등으로 인해 경영비가 늘면서, 매년 8월에는 가격이 크게 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성수품 공급 확대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양 과장은 "9월 농축수산물은 기저효과 때문에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8월의 2.5%보다 전체 물가가 더 내려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의 물가 전망에도 이미 이런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어서, 전망을 크게 바꿀 만한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