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7월 경상수지는 420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두 달 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7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420억 8,000만 달러였다. 지난 7월 기록했던 역대 최대치인 497억 3,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3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2000년대 이후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품수지도 404억 3,000만 달러로, 이 역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분기말에 수출이 일시적으로 집중됐던 기저 효과로 수출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1,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3% 늘어난 1,00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1,000억 달러를 넘긴 셈이다. IT 품목(140.6% 증가)과 비IT 품목(18.3% 증가) 모두 실적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입도 21.7% 증가해 600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본재(36.7% 증가)와 원자재(29.1% 증가)가 계속 늘었지만, 소비재는 3.0% 감소하며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분야(2억 달러)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여행수지는 3억 4,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한여름 해외여행 성수기와 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이 겹치면서 출국자가 늘어나, 3개월 만에 다시 적자가 나타났다. 본원소득수지는 43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특히 배당소득수지(38억 3,000만 달러)가 크게 늘면서 전체 흑자 규모를 키웠다. 이는 반도체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 실적이 개선돼, 직접투자 배당 수익에서도 두드러진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03억 2,000만 달러로, 6월(467억 1,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33억 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증권투자는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123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반정부나 비금융기업 등에서 투자 규모가 커졌고, 해외채권 투자에 대한 매력도 높아지며 부채성 증권(12억 4,000만 달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는 59억 8,000만 달러로,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내에서 주식 매도 움직임이 줄고,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유성욱 금융통계부장은 “앞으로 5개월 동안 월 430억 달러 정도가 유지된다면 올해 목표치인 4,5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반도체 경기 흐름에 달렸다고 본다. 현재로선 어느 정도 목표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 “주요국 경상수지를 비교해 보면,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규모가 큰 편이다. 작년에는 중국, 일본, 독일, 대만 순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910억 달러로, 중국을 제외하면 독일, 일본, 대만 모두를 앞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이론상 환율이 내리면 경상수지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수출 증가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이끌고 있다.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고, 앞으로도 반도체 수요와 공급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