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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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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은북이 AI 시대를 맞아 이 산업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을 분야별로 나누어 소개하는 ‘AI 인물 열전’ 시리즈 중 두 번째 권인 ‘AI 인물 열전 2 - AI의 시장을 설계하는 사람들’(김경달 지음, 220쪽, 1만5000원)을 8월 13일 펴냈다. 이 책은 지난 7월 출간된 1권 ‘AI의 토대를 놓은 사람들’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모두 4권으로 기획된 ‘AI 인물 열전’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1권이 신경망이라는 아이디어를 수십 년간 지켜낸 연구자 여섯 명을 다뤘다면, 2권은 그 기술을 자본과 사업의 언어로 옮겨놓은 기업가 10명을 다룬다. 일반인들도 이름이 익숙한 샘 올트먼, 젠슨 황, 마크 저커버그, 순다르 피차이 등 AI의 시장을 만들어가는 리더들을 통해 AI 산업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책은 2022년 12월 챗GPT(ChatGPT)가 공개된 직후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의 구글(Google) 본사 회의실 풍경에서 시작한다. 그곳에서 짧은 두 단어의 신호가 긴급하게 발령됐다. ‘코드 레드(Code Red)’. 화재나 정전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었다. ‘검색’이라는 영역을 20년간 지배해온 구글이 창업 이래 처음으로 자신의 심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위험을 느꼈다는 신호였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까지 회의실로 다시 불려 나왔다.

저자는 이 장면을 ‘시간이 압축되기 시작한 순간’으로 읽는다. 1권의 연구자들이 20년을 기다렸다면, 2권의 기업가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몇 분기(Quarter)뿐이다. 어제까지 학회 발표장에 머물던 아이디어가 하루아침에 수천억 달러의 시가총액과 수억 명의 사용자가 걸린 각축장으로 옮겨졌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샘 올트먼(Sam Altman), 젠슨 황(Jensen Huang),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 손정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리드 호프먼(Reid Hoffman) 등 열 명이다.

이들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서로 충돌한다. 올트먼은 “먼저 도달하는 자가 규칙을 만든다”며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젠슨 황은 “많이 살수록 더 이득”이라며 세계에 연산 능력을 팔아치운다. 앤드리슨은 “AI는 세상을 구할 것”이라 외치며 AI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모든 주장에 날을 세우고, 손정의는 “나는 ASI(초인공지능)를 실현하기 위해 태어났다”며 자신의 인생을 판돈으로 걸었다. 저커버그는 모두가 모델을 걸어 잠글 때 홀로 모델을 열어 오픈 소스라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럼에도 이 열 사람은 놀랍도록 하나의 생각을 공유한다.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는 시장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쉬움의 뜨거운 눈물을 삼키게 된다.

 

2권은 오늘의 AI 시장이 어떤 힘으로 굴러가는지를 인물의 선택을 통해 보여준다. 챗GPT를 내놓으며 하룻밤 사이에 AI 혁명의 얼굴이 된 올트먼이 어떻게 5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스타게이트(Stargate)’의 설계자가 됐는지, 모두가 금(모델)을 캐러 달려들 때 곡괭이(GPU)를 팔아 인류 최초의 시가총액 5조달러 기업을 만든 젠슨 황의 뚝심은 어디에서 왔는지, 회사 이름까지 바꿔가며 메타버스에 모든 것을 걸었다가 방향을 튼 저커버그의 오픈 소스 전략이 왜 그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됐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인물 사이의 관계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올트먼과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2026년 2월 인도 정상회의 무대 위에서 서로 손을 잡지 않은 채 주먹을 쥐었고,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은 2023년 11월 닷새 동안의 격변 끝에 함께 회사로 돌아왔다. 스승과 제자, 동료와 경쟁자, 후원자와 배신자로 얽힌 이들의 관계 자체가 이 시대의 시장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 즉 ‘빨리 만드는 것과 제대로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인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저자 김경달은 신문 기자와 인터넷 포털의 전략기획을 거쳐 구독 기반 경제미디어 ‘더코어(The Core)’를 이끌고 있다. 미디어와 비즈니스, AI가 만나는 지점에서 오래 일해온 이력을 살려, 복잡한 산업사와 자본의 흐름을 일반 독자도 따라갈 수 있도록 풀어냈다. 10명 인물의 인터뷰와 발언, 사업 행보를 촘촘히 교차시키면서도 이야기의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시리즈는 AI 시대를 ‘만들고, 키우고, 지키고, 흔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4권에 걸쳐 담는다. 3권 ‘AI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람들’은 폭주하는 속도에 제동을 걸려는 이들을, 4권 ‘AI의 판을 새로 짜는 사람들’은 기존 질서를 흔들며 새로운 게임을 시작한 도전자들을 다룰 예정이다.

‘만들어라. 다만,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고 만들어라’. 2권은 그 ‘무엇’을 묻는 열 개의 기록이다. 해당 도서는 현재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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