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 2분기에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득 격차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격차가 줄어든 데에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같은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거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소득이 더 빠르게 증가… 5분위 배율 4.97배 ‘역대 최저’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6월 기준 5분위 배율은 4.97배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5.45배)보다 0.48포인트 하락했고, 올해 1분기(6.59배)와 비교하면 1.62포인트나 낮아진 수치이다.
5분위 배율은 가구원 수를 감안해 소득 상위 20%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번 기록은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이다. 종전 최저였던 2015년 2분기의 5.01배도 이번에 경신했다.
최근 2분기들만 놓고 봐도 2022년 5.60배, 2023년 5.34배, 2024년 5.36배, 그리고 지난해 5.45배까지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왔고, 올해 2분기에는 4.97배까지 떨어졌다. 다만, 2019년 조사 방식이 개편되면서 표본 체계가 바뀌어, 이전 수치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정부 지원 덕에 1분위 소득 7.5% ↑… 5분위의 두 배 가까운 증가율
이번 소득 격차 축소에는 특히 1분위 가구의 소득이 5분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 3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반면 5분위 가구는 1,115만 원으로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즉, 1분위 소득 증가율이 5분위의 거의 두 배에 달한 셈이다. 2분위는 5.9%, 3분위는 5.5%, 4분위는 4.0% 증가해, 전체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1분위 소득 증가의 중심에는 이전소득이 있었다.
이전소득이란 공적연금, 기초연금, 각종 사회수혜금 등 공적이전소득과, 가족 사이 송금이나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을 함께 가리킨다. 1분위 가구의 이전소득은 89만 7천 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공적이전소득은 69만 4천 원으로 11.6% 크게 올랐고, 사적이전소득도 20만 3천 원으로 4.2% 늘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지급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정부의 각종 지원이 공적이전소득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1분위 전체 소득도 상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박순옥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1분위 소득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1분위의 근로소득은 23만 3천 원으로 3.4% 늘었고, 재산소득도 1만 3천 원으로 무려 40.3%나 급증했다.
반면 5분위의 경우, 전체 경상소득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오히려 줄면서 전체 소득 증가 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5분위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718만 4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1분위(3.4%), 2분위(1.3%), 3분위(1.9%), 4분위(3.9%) 등 다른 분위에서는 모두 근로소득이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데이터처는 2분기에 임시·일용근로자가 줄고,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는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 등이 5분위 근로소득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5분위의 전체 소득이 증가한 이유는 사업소득과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의 감소분을 충분히 메워줬기 때문이다. 5분위의 사업소득은 241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11.0% 늘었고, 이전소득도 101만5000원으로 3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적이전소득은 77만3000원으로 40.4%나 뛰었다. 5분위에서도 공적이전소득이 40% 넘게 늘어난 데에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뿐만 아니라 공적연금이나 아동 관련 지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과장은 "5분위 공적이전소득에는 각종 지원금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공적연금도 포함돼 있다"며 "수급액과 수급자 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고, 특히 아동수당 지급 대상 연령이 7세에서 8세로 확대되면서 아동이 있는 가구 비중이 5분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처분가능소득이 소비보다 더 늘어나면서 평균소비성향은 하락 저소득층은 여전히 소득보다 씀씀이가 컸지만 소득이 소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줄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09만4000원으로 7.5% 늘었지만, 소비지출은 137만2000원으로 여전히 처분가능소득을 웃돌았다. 평균소비성향은 125.3%로 100%를 넘겼으나, 전년 동기 대비 2.7%p 하락했다. 반면 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862만1000원으로 4.3% 증가했고, 평균소비성향은 60.3%로 0.5%p 올랐다. 전체 가구 기준으로는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423만5000원으로 5.2% 늘었고, 소비지출은 293만2000원으로 3.4%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이 소비지출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1.2%p 하락했다. 데이터처는 평균소비성향 하락을 곧바로 소비 침체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 소비지출도 전년 동기보다 0.4% 늘었고, 소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기보다 이전소득을 중심으로 전체 소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불어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