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9.04 (금)

  • 맑음동두천 28.5℃
  • 맑음강릉 26.0℃
  • 맑음서울 28.9℃
  • 맑음대전 28.6℃
  • 맑음대구 27.5℃
  • 구름많음울산 26.3℃
  • 맑음광주 30.5℃
  • 맑음부산 29.0℃
  • 맑음고창 30.6℃
  • 흐림제주 27.2℃
  • 맑음강화 27.7℃
  • 맑음보은 26.4℃
  • 맑음금산 27.7℃
  • 구름많음강진군 30.4℃
  • 구름많음경주시 24.5℃
  • 구름많음거제 27.6℃
기상청 제공

기업일반

'한국경마 타임캡슐' 2016년 8월 – 첫 코리아컵을 준비하던 여름

URL복사

8개국 61두 출전 신청, 검역부터 127m 전광판까지... 제1회 코리아컵 준비로 분주했던 2016년 여름
같은 달, 62년 만에 돌아온 조랑말의 발굽 소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오는 9월 6일,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2026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를 개최한다. 올해로 창설 10주년이다. 그 첫 대회를 준비하던 2016년 8월, 렛츠런파크 서울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들로 분주했다.

 

그해 7월 1일, 국제경마연맹(IFHA) 산하 국제경주분류위원회(IRPAC)는 한국을 'PART Ⅲ'에서 'PART Ⅱ' 경마시행국으로 승격시켰다. 2004년 PART Ⅲ로 처음 분류된 지 12년 만이었다. 승격 두 달 뒤 한국 이름을 내건 첫 국제경주가 예정돼 있었으니, 준비할 것은 경주만이 아니었다. 7월 8일에는 약 6억 원을 투입한 국제경마방송센터가 문을 열어 해외로 나가는 경마 방송을 전면 영어로 제작·송출할 수 있게 됐고, 주로 안쪽에서는 초대형 전광판 '비전127' 설치가 한창이었다.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린 해에, 그 무대에 걸맞은 설비를 함께 갖춰 나간 것이다.

 

한국의 국제경주가 처음은 아니었다. 2013년 한일 교류경주로 시작해 2014년 아시아챌린지컵으로 이어졌고, 2016년 6월에도 한일전이 열렸다. 다만 코리아컵은 성격이 달랐다. 친선이나 초청이 아니라, 한국 이름을 내걸고 세계에 문을 여는 대회였다.

 

 61두의 도전장

첫 코리아컵은 2016년 9월 11일로 잡혔다. 1200m 코리아스프린트가 오후 4시 25분, 1800m 코리아컵이 오후 5시 30분. 두 경주에 걸린 상금은 각각 7억 원과 10억 원, 합쳐 17억 원으로 한국경마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8개국에서 총 61두가 출전을 희망했고, 그중에는 두바이 왕족과 일본 노던팜·샤다이팜 같은 유명 마주의 소유마도 포함돼 있었다. 예상을 크게 웃도는 규모였고, 신청서를 검토하느라 마사회는 정신없이 바빴다.

 

마사회는 8월 11일 선정위원회를 열어 해외 출전마 16두를 확정했다. 국제레이팅 115의 홍콩 '건핏', 110의 일본 '크리솔라이트' 등 정상급 경주마들이 이름을 올렸고, 이들을 상대할 한국 대표마 선정은 9월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연도대표마 '트리플나인'과 통합 3관마 '파워블레이드' 등이 코리아컵에, '감동의바다', '최강실러' 등이 코리아스프린트에 나설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말은 그냥 오지 않는다

출전 의사만으로 경주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경주마는 국경을 넘을 때 검역이라는 문턱을 넘어야만 한다. 방역 기준은 나라마다 각기 다르고, 국제경주에 출전하려면 국가 간 검역 협정이 먼저 체결돼 있어야 하며, 마사회는 이 협정을 단계적으로 넓혀 왔다. 제1회 코리아컵 출전마 명단에 여러 나라 이름이 나란히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 몇 년간 쌓아 온 검역 실무의 결과였다.

 

협정 이후에도 수출국의 사전 검사와 격리 기간, 항공 수송 중의 건강 관리, 입국 후 계류와 마방 배정, 그리고 대회 전 최종 확인까지. 한 두의 말이 과천 예시장에 서기 위해 통과해야 할 단계는 길다. 시차도 변수였다. 유럽과 중동에서 오는 말은 긴 비행을 견딘 뒤 낯선 기후와 주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대회 날짜에서 거꾸로 계산해 경주마별 입국 일정을 짜는 일이 8월 내내 이어졌다.

 

참고할 전례가 없었다. 매뉴얼이 없으니 만들면서 진행해야 했고, 그렇게 마련해 둔 절차는 이후 코리아컵의 기본 매뉴얼로 남게 되었다.

 

화면부터 세계 최대, 127m 스크린

세계 각국의 경주마가 과천 주로에서 달리는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화면 또한 세계 최대 규모로 준비했다. 가로 127.2m, 세로 13.6m. 경주로를 따라 길게 뻗은 형태로, 가로 길이는 당시 세계 어느 경마장보다 길었다. 2010년 문을 연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이 110m×10m 규모의 스크린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긴 LED 텔레비전 스크린이라 소개했는데, 비전127은 그보다 17m가량 더 길었다. 공개일은 코리아컵 하루 전인 9월 10일로 예정되었고 렛츠런파크 서울 주로 안쪽에서는 8월 내내 ‘비전 127’ 설치 공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62년 만에 상경한 제주마 경주

국제대회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그해 8월의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전혀 다른 결의 하루가 있었다. 8월 14일, '도르라 도르라 제주 몽생이 돌음박질'이 펼쳐졌다. '달려라 달려라 제주 경주마'라는 뜻의 제주어를 내건 '제주의 날' 기념행사로, 한국전쟁 이후 뚝섬에서 더러브렛이 아닌 조랑말로 경마를 시행하던 역사를 되살린 자리였다. 제주마가 서울 주로에 선 것은 1954년 이후 62년 만이었다.

 

제주마 12두가 나선 400m 원정 경주와 마종별 경주가 기념경주로 펼쳐졌다. 마종별 경주에는 더러브렛과 한라마, 제주마가 함께 출전했는데, 세 종의 평균 시속이 각각 60km와 52km, 45km로 차이가 나는 만큼 출발 거리를 500m와 380m, 320m로 다르게 뒀다. 결과는 제주마 '봉성명가'(암, 5세)의 우승이었다.

 

8월이 끝날 때까지도 코리아컵 준비는 계속되었다. 앞선 사례가 없는 첫 대회였던 만큼 정해야 할 것도, 확인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럼에도 방향만큼은 분명했다. 한국경마를 세계무대에 세우는 것.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6년 올해, 코리아컵은 국내 최초로 국제G2(IG2) 등급에 올랐다. 첫 대회를 준비하던 2016년의 여름이 없었다면, 올해 9월 6일의 코리아컵도 없었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성인 남성 2명 중 1명 ‘비만’…대한비만학회, "치료 패러다임 국가 관리로 전환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한비만학회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 'ICOMES 2026'이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다. 학회는 이날 ‘2026 비만 팩트시트’를 통해 국내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이 51.1%에 이르렀다며, 비만이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으니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비만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고가의 비만 신약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사각지대’ 해소 방안과 국회에 계류 중인 ‘비만기본법’의 입법 현황 등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대한비만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발표한 최신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39.2%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남성의 비만율은 계속해서 늘어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 51.1%를 기록했다. 학회 보험법제위원회에 따르면 비만 환자는 정상 체중에 비해 연간 의료비를 79~174% 더 지불하고 있었다. 게다가 결근, 생산성 저하, 조기사망 등을 모두 더하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매년 23조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비만은 단순히 외모나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 위한 건설적인 논의 여건 만들어 나가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고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다시 시작하게 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 여건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인천에 있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대화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제2조(기능)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통일자문회의’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조국의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의 자문에 응한다. 2.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이라고, 제6조(의장·부의장)제1항은 “대통령은 통일자문회의의 의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에서 격려사를 해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서로 맞서는 데만 쓰고 있는 불행한 현실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위해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체제를 협력과 번영의 기반이 될 평화체제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인공지능(AI) 시대 맞춤형 한국학 인물 데이터 구축 나선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년도 국가지식정보 품질개선 및 기술지원 사업」의 대상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가지식정보 품질개선 및 기술지원 사업」은 우수한 지식정보를 보유한 기관의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데이터의 활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선정된 기관을 대상으로 데이터 정제와 시스템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2005년부터 운영해 온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의 데이터를 인공지능(AI) 활용 환경에 적합한 구조로 고도화하고, 한국학 지식정보의 개방과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은 고조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총 12만 6천여 건의 인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물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누리집이다. 인물생애정보 2만 7천여 건과 과거급제자정보 9만 9천여 건을 수록하고 있으며, 한국 인물사 연구와 교육,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이 보유한 방대한 인물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활용하기 쉬운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한

문화

더보기
한 그릇의 음식에 담긴 시대상,,, 인문학 특강 ‘라면 듣고 갈래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금천문화재단(대표이사 직무대행 윤희수) 금천구립시흥도서관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오는 9월 19일과 10월 24일에 금천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음식 인문학 특강 ‘라면 듣고 갈래요?’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강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식인 ‘라면’을 출발점으로 동아시아의 음식문화와 한국 근현대사의 변화를 살펴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학생과 학부모, 성인 등 참여자의 연령과 관심사에 따라 주제를 달리하고, 관련 도서를 집필한 작가가 직접 강연한다. 첫 번째 강연 ‘요즘 학생을 위한 라면 듣고 갈래요?’는 9월 1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다. ‘돈가스가 바다를 건너면’, ‘맛집에서 만난 경제 수업’ 등을 쓴 남원상 작가가 강사로 나서 중국의 라미엔과 일본의 라멘, 한국의 라면을 통해 동아시아 면 음식의 변화 과정을 들려준다. 또한 한국·중국·일본에서 서로 닮은 듯 다르게 자리 잡은 돈가스와 각 지역의 음식문화를 함께 살펴보며, 음식이 지역과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두 번째 강연 ‘지금 어른을 위한 라면 듣고 갈래요?’는 10월 24일 토요일 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의 교육 ‘지식 전달’에서 ‘문제 해결’로의 전면적 대전환 시급
산업 현장의 채용 지도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면 가히 ‘채용 대격변’이라 부를 만하다. SK하이닉스는 학력과 연령 제한은 물론 기존 자기소개서마저 폐지하고, PC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장시간 직무 과제를 해결하는 ‘반나절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KT, 넥슨, NC 등은 단순 코딩테스트나 정량적 스펙 대신 AI 리터러시와 업무 현장에서의 AI 해결 역량을 핵심 평가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은 “AI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현업의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능숙하게 풀어내는가”를 묻고 있다. 이러한 기업 현장의 전광석화 같은 AI 전환(AX) 속도에 비하면, 우리 교육 현장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거나 때로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 2025년 한 대학 시험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생을 부정행위자로 규정해 0점 처리한 사건은 교육계가 맞닥뜨린 인식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문명적 도구를 손에 쥐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곧 실무 핵심 역량이 되는 시대에, 시험장에서 AI를 썼다고 낙인을 찍는 것은 마치 정밀 계산기나 컴퓨터가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