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장시목 기자]여름이 끝나가는 늦은 밤, 잠자리에 들려던 순간 반려견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고 네 다리를 뻣뻣하게 굳힌 채 젓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면 보호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발작이 잠시 후 멈췄다는 이유로 “일단 진정됐으니 아침에 병원에 가자”고 판단하기 쉽지만, 발작의 지속 시간과 반복 횟수에 따라 신속한 응급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발작은 뇌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원인은 크게 뇌 자체의 문제와 뇌 이외의 전신 질환, 그리고 특별한 원인을 확인하기 어려운 특발성 발작으로 나눌 수 있다.
뇌전증이나 뇌염, 뇌종양 등 뇌 내부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며, 저혈당이나 간 질환, 신부전, 중독 등 뇌 외적인 원인으로 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발작이 한 차례 발생했다고 해서 단순히 ‘경련’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안에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경우에는 응급 상황으로 평가해야 한다. 발작이 장시간 지속되면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체온이 상승하고, 산소 공급이 저하되면서 뇌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발작이 멈춘 뒤에도 신경학적 이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속한 처치가 중요하다.
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이정석 대표원장은 “발작 자체보다 발작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이어졌는지가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밤에 시작된 발작을 아침까지 지켜보다가 상태가 악화된 뒤 내원하는 경우가 있어 보호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견이 발작을 시작했다면 보호자가 당황해 억지로 움직임을 제지하거나 입안에 손, 수건 등의 물건을 넣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발작 중에는 주변의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을 치워 반려견이 부딪혀 다치지 않도록 하고, 조명을 낮춰 자극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발작이 시작된 시각과 지속 시간을 확인하고, 안전한 상황이라면 발작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발작의 양상과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은 수의사가 발작의 형태를 판단하고 진단 방향을 설정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발작이 한 번 발생한 뒤 멈췄더라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독이나 저혈당처럼 원인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교정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발작이 반복되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정석 대표원장은 “발작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몸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라며 “야간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기보다 발작의 지속 시간과 반복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원인을 찾고 추가적인 발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보호자는 평소 생활권 내 야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의 위치와 연락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발작 상황에서는 보호자의 신속한 판단과 초기 대응이 반려동물의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