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16일(현지 시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고, 오랜 기간 이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강한 매파적 입장을 드러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금융 시장이 긴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워시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여름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기저 추세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물가 안정 신호가 나타나지 않자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번 결정은 찬성 12표, 반대 0표로 만장일치였다.
워시 의장은 “우리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충분히 가까워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FOMC는 그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의 만장일치 표결은 물가 안정을 보다 신속하게 이루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잭슨홀에서 강조했던 것은 특정 결정이 아니라 원칙에 대한 전념이었다”며 “오늘 조치는 우리가 물가 안정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의미이고,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 18명 중 16명은 올해 최소 한 번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고, 4명은 두 차례 인상을 예상했다.
연이은 금리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향후 지침을 미리 내놓진 않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특별히 이번 FOMC에서 점도표 전망을 내놓지 않은 유일한 위원이기도 하다. 현재 금융 환경이 아직 긴축적이지 않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지금 기준금리 수준이 긴축 단계에 들어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앞서도 설명했지만, 현 금융 여건을 아직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근 회의에서 들어보니 동료 위원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또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외부의 압력에도 정책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구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잠시 웃은 뒤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는 미국 국민들이 물가 안정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오늘 결정은 의회가 요구한 물가 안정이라는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내린 올바른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무역적자국과의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해 “독립성의 본질은 우리의 영역을 지키는 데 있다. 이것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의 개념”이라며 “무역정책과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이들도 각자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우리가 보는 대로 판단하고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7월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는데,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점을 꼽았다.
그는 “노동시장을 비롯해 여러 지표들이 경제가 더욱 견고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본인뿐 아니라 다른 위원회 구성원들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둘째, 인플레이션 흐름”이라며 “몇 주 전에는 올여름 인플레이션 흐름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뒤로도 생각을 바꿀 만한 새로운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판단을 계속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셋째, 지난 7주 동안 바뀐 점은 지정학적 상황”이라며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우리도 지정학이 앞으로 어떻게 흐를지에 대한 판단을 다르게 갖게 됐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최근 장기 채권금리가 급등한 이유가 뭘까’라는 질문에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 자본 경쟁,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감을 언급했다.
그는 “첫째는 경제의 강도”라며 “장기금리가 오른 데에는 경제가 탄탄해진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는 자본 경쟁”이라며 “하이퍼스케일러 등 빅테크 기업들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셋째는 지정학”이라며 “전 세계 곳곳의 긴장 상황이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 단순히 에너지, 옥수수, 대두, 밀 등 현물 가격의 문제만은 아니다. 현물가격뿐 아니라 정제마진 등 실제 제품 가격에까지 영향을 주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