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오르며,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작년 8월에 일시적으로 휴대전화 요금이 인하됐던 영향으로 올해 8월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9월부터는 그 효과가 사라지면서 상승률도 3.1%에서 2.9%로 낮아졌다. 다만, 가공식품과 내구재 가격은 더 올라, 전체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이어졌다.
정부는 석유제품에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덕분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p)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만약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상승률이 3.5%까지 올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로 오르다가 7월에는 2.8%로 잠시 내려갔다. 8월엔 3.1%로 다시 올랐지만, 9월에는 0.2%p 하락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상승률은 2.6%다. 상승률이 하락한 데에는 작년 8월 휴대전화 요금 인하라는 기저효과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작년엔 요금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었고, 그 결과 올해 8월에는 전년대비 상승률이 높게 보였지만, 9월부터는 그런 영향이 사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8월 6.5%에서 9월 1.5%로 크게 낮아졌다. 전체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3.7%에서 2.7%로 줄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도 떨어졌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8월 3.4%보다 0.6%p 낮아졌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도 2.7% 올랐는데, 전월(3.1%)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내구재는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8월 1.5%에서 9월 2.1%로 올라갔고, 빵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5.7% 뛰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빵, 즉석식품, 냉동식품 등 출고가 인상이 차례로 반영돼 가공식품 가격이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석을 앞두고 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벌인 영향으로, 실제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인상폭은 출고가 인상폭만큼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내구재 물가 상승률도 8월 4.1%에서 9월 4.9%로 커졌다. 휴대전화는 신제품 출고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4.3%에서 8.3%로 급등했다. 컴퓨터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27.4% 오르며, 8월(23.7%)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데이터처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가격 인상이 주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이 심의관은 “가공식품과 내구재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공업제품 전체 물가 상승률은 4.2%로, 전월(3.7%)보다 더 올랐다. 석유류는 14.8%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6%p 올렸다. 경유는 20.0%, 등유는 19.5%, 휘발유는 11.8% 각각 상승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9월 석유류 가격이 전월보다 0.7% 하락했던 영향(기저효과)으로 올해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올해 8월 ℓ당 1863원에서 9월 1858원으로 약간 내려갔다. 반면, 두바이유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당 88.8달러에서 113.7달러로 크게 올랐다.
국제항공료도 전년 동월보다 22.5% 올랐다. 8월(14.1%)보다 오름폭이 더 컸다. 데이터처는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유류할증료 인상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는 3.5%, 집세는 1.3%씩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보험료는 13.4%, 해외단체여행비는 19.3% 올랐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5%로 전월(2.7%)보다 다소 진정됐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3% 내리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8월(-2.6%)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줄었다. 농산물은 4.0% 떨어졌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3.7%, 4.5% 상승했다.
과일은 사과와 배 등 작황이 좋았고, 추석을 앞두고 출하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반면, 채소는 기상 여건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가격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축산물은 공급이 줄어든 데다 추석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국산 쇠고기는 6.6%, 수입 쇠고기는 7.2%, 돼지고기는 1.9%씩 각각 올랐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 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했다.
식품 부문은 1.6%, 식품 이외 품목은 3.1% 각각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3.3% 하락했다. 신선 과일은 11.1%, 신선 채소는 0.1% 내린 반면, 신선 어개는 5.0% 상승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채소류 가격은 14.2%나 뛰었다. 한 달 사이 호박은 75.4%, 파프리카는 79.6%, 토마토는 47.9%, 배추는 19.1%씩 크게 올랐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생산량 증가 등이 농산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또한 전체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통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 낮췄다”며, “만약 이 조치가 없었다면 9월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농축수산물 품목별 수급과 가격 관리에 더 힘쓰고, 유통 구조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으로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유도하고 취약계층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