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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국미술의 새로운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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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술의 새로운 경향


서구 예술관 적극 유입하며 다양성 꽃피워





“사회주의
기치 아래 경제대국 건설하자” 중국의 이 야심찬 구호는 이미 현실화되었다. 개혁개방 체제 속에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중국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인 풍족함 속에서도 사회주의 이념은 유지될 수 있을까? 중국의 실험은 진행중이지만, 중국의 현대미술은
자본의 팽창과 정치적 변화에 따른 문화의 세계화 경향을 잘 보여준다.

미술평론가 채홍기는 “중국미술은 서구의 현대미술과 판이한 길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동시에 서구미술과의 부단한 혼합의 과정이었다. 중국
미술평론가 황독의 표현대로 중국현대미술은 ‘개혁개방정신의 결정’이었던 것. 이 과정에서 중국미술은 시대상과 전통을 적절히 배합해 독특한
예술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중국의
현대미술사


1919년 5.4운동으로 대변되는 개혁의 분위기는 중국현대미술의 시초가 되었다. 채씨는 “청두슈 등에 의해 제창된 미술혁명론은 전통회화를
비판하고 개성의 존중과 사실주의를 선도했다”고 밝혔다. 사실주의 회화가 또 하나의 시대적 분기점을 맞은 것은 1942년 5월 모택동의 강연이다.
모택동은 이 날 강연에서 ‘노동자, 농민을 위한 회화’라는 당 중심의 문예이론을 발표한다. 사회주의미술은 특히 1949년 중국에 인민정부가
수립된 이후 공식이념으로 자리잡는다. 이후 5년마다 개최되는 전국미술전람회 등을 통해 사회주의미술은 전국적으로 지도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1978년 12월 제11기 제3차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등소평이 전면에 부상하고 개혁, 개방정책이 천명되면서 중국사회는 또 한 차례의
획기적인 전환을 겪는다. 미술계에도 창작의 자유와 자유화의 문제가 중요한 담론으로 부상한다. 이는 소위 중국의 아방가르드미술이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 황독은 “화가들은 예술을 개성의 해방과 자유의 도구로 삼았다”고 강조한다.

서양현대미술의 유입으로 화려한 꽃을 피우던 중국의 아방가르드미술에 제동을 건 것은 1989년 천안문 사태다. 평론가 채씨는 “천안문 사태로
중국 미술가들이 아직도 자유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해서 다양하고 새로운 미술경향이
등장했다. 현실에 대한 빈정거림, 정치적 지배이념의 통속화를 핵심으로 하는 비판과 풍자, 개인 내면의 고유한 세계에 몰입하는 표현주의적
경향 등이 그것이다.

채씨는 “이러한 중국미술의 경향은 중국 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선진 자본의 확산을 도모하는 서구의 주목을 받았다”고 말한다.
각종 세계적인 비엔날레에 또 하나의 중심이 되어버린 중국의 현대미술은 어느새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중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중 회화전-2002 새로운 표정전’은 중국의 현대미술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였다.


리얼리즘
바탕으로 개성과 자유 추구


‘한·중 회화전’에 작품을 출품한 15명의 작가는 중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중국현대미술의 오늘을 대변해주기에 충분하다. ‘중국현대미술의
맏형’으로 불리는 왕광의는 중국 사회주의 미술의 상징이 된 문화대혁명기의 선전 포스터에 디올(Dior), 지포(Zippo) 등 해외유명브랜드의
로고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교차하는 중국의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체제의 혼란 속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중국현대미술에
주로 등장하는 주제이다. 쩌우춘하는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대한 이질감을, 쩡하오는 사회주의 이상에서 저만치 비껴서 있는 소외된 자아의 풍경을
그렸다.

유에민쥔은 냉소적 사실주의의 선두주자. 위에민준의 그림에 대해 채씨는 “적극적인 자유를 향유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실에 개입할 수도
없이 한 걸음 물러서서 너털거리는 웃음이 가득한 화면은 개인적인 자화상이면서도 엉거주춤한 중국 현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팡리진 또한 냉소적 사실주의의 전형이다. 작품 ‘맨머리’는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맨머리 사내의 반복을 통해 평범하고 무료한 일상을 조소한다.


3명의 형제가 함께 작업하는 루어형제의 작품은 중국적인 팝아트(매스 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구상미술의 한 경향)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거대 소비사회로 변모한 상품의 이미지들을 중국의 정치적 이미지와 한데 엮어
정치중심에서 소비중심으로 변모되어버린 중국의 현실을 형상화했다.

전통의 현대적 변형도 세계미술에서 중국현대미술을 차별화하는 요인이다. 주변의 사물을 수묵채색으로 표현하는 리진은 신문인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평면성을 더하고 병풍형식을 변형시키는 등의 새로운 구성방식을 창안했다. 리우웨이는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표현성을 결합하여 현실에 대한 비판과
유머감각을 표현했다. 전통의 필법을 현대화시키면서 묘한 부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리우웨이 작품의 매력. 이런 부자연스러움을 통해 유머와
비판을 끌어내는 것이다.

평론가 채씨는 중국현대미술의 경향을 “다양하고 개성적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형상적인 구상력을 잃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또한, 현실에서의
작가적 체험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중국미술의 특징. 하지만, 노동자 농민의 관점이라는 전형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계열의
계급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중국미술은 개성의 존중과 창작의 자유화로 요약될 수 있다. 동시에 리얼리즘 회화의 전통은 여전히 중국현대미술의
핵심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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