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을 포함한 위험 인자들의 군집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적은 활동량과 비만, 근육량 감소 등이 원인인 대사증후군은 성인병 뿐만 아니라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과 상관관계가 높다.
수면장애와 상관관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수면무호흡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수환 교수(교신저자), 김도현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성인 1011만356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과 폐쇄성수면무호흡증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10년간 자료를 추적 관찰한 결과 대사증후군 위험 요소 5가지 중 위험 요소에 더 많이 해당될수록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5가지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는 그룹은 비 대사증후군 그룹에 비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이 1.96배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사증후군 그룹은 비 대사증후군 그룹에 비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발병 위험이 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의 발생 위험은 1.57배로 여성보다 더 높았다.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30대, 여성 50대에서 많았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및 기도 내 지방이 기도를 좁게 만들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유발시킬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150㎎/㎗ 이상), 낮은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혈증(남성 40㎎/dL 미만, 여성 50㎎/㎗ 미만), 높은 혈압(130/85㎜Hg 이상), 혈당 장애(공복혈당 100㎎/㎗ 이상 또는 당뇨약 복용) 등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면 진단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장애는 체중과 뇌활동 및 염증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진대사와 심장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는 동안 순간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폐쇄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등의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발병 위험인자
대사증후군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도 확인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국제진료센터 전소현 교수,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최인영 교수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74세 이하 폐경 여성 93만55명을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조사 대상자들을 몸 상태의 변화에 맞춰 정상 유지 그룹, 대사증후군 발병 그룹, 대사증후군에서 정상으로 전환된 그룹, 대사증후군이 지속된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지 그룹이 가장 높았다. 대사증후군 유지 그룹의 경우 정상 유지 그룹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18%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대사증후군 자체가 유방암 발병 위험인자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대사증후군이 개선됨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도도 낮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처음엔 정상이었더라도 대사증후군으로 발병한 그룹의 경우 계속 정상인 그룹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11% 높았다. 이는 대사증후군이 생기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대사증후군이 있었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온 그룹이다. 지속적으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8% 높았지만, 대사증후군이 개선된 그룹은 5% 높았다. 대사증후군 지속 그룹과 비교하면 상당한 개선효과를 보인 셈이다.
또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5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이 늘어날 때마다 발병 위험이 함께 상승해 5개 모두 정상 범위 밖인 경우 43%까지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치솟았다. 반대로 위험 요인이 정상 수치 범위 내로 들어오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이 유지된 그룹 보다 낮아졌다.
폐경 이후 호르몬 영향 등으로 여성들에게 대사증후군이 찾아오기 쉽다. 이 경우 유방암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만성 염증의 원인이 되는 만큼 유방암 발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비만과 결합 효과
대사증후군은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다학제 연구팀은 국가 검진을 받은 갑상선암이 없는 국내 성인 989만917명을 평균 7.2±0.8년 동안 추적 관찰해 7만7133건의 갑상선암 발생을 확인했다. 갑상선암 위험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에서 15%나 높았다. 특히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모두 있을 경우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최대 5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 위험에 대한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결합 효과는 남성의 경우 더욱 두드러져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비만 남성의 경우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없는 비교군 보다 높은 갑상선암 위험도가 1.58배나 높았다. 5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 위험요인이 하나도 없는 그룹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39% 높게 나타났고 위험 요인의 개수가 늘수록 갑상선암 위험도 따라서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의 치료와 예방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 음주 및 흡연 및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포화지방을 줄이고 과일 채소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금연해야 한다. 하루에 담배를 한 갑 피우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24% 높아지고, 한 갑 반을 피우면 79% 높아진다. 꾸준한 운동도 중요한데 유산소 운동과 함께 무산소 운동도 함께 해주면 효과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