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비밀리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을 면담하고 반격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번스 국장과 만나 올해 가을에는 영토를 수복하고, 올해 중 러시아와 평화협정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 면담은 최근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 사태 이전에 이뤄졌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번스 국장의 비밀스러운 방문 동안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연내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고, 러시아와 종전협정을 시작할 것이란 야심찬 전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WP에 "번스 국장은 1년여전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정기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최근 우크라이나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번스 국장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측은 번스 국장을 만나 러시아 반격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는데, 대외적으로 반격 상황에 좌절감을 표현해온 것과 달리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WP는 사적 대화에서 키이우의 군사 전략가들은 번스 국장에게 가을까지 상당수 영토를 되찾는 것이 목표라는 낙관적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포병과 미사일 시스템을 크림반도 국경까지 옮기고, 우크라 동부로 (러시아군을) 더 밀이붙인 뒤 협정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한 고위관료는 "러시아는 오로지 위협을 느낄 때만 협상을 할 것"이라며 이러한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CIA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계획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최근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무산된 만큼 번스 국장의 방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반란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WP는 번스 국장의 방문이 "실패한 러시아 용병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반란 바로 직전에 이뤄졌다"며 젤렌스키 대통령 등을 만났을 때도 반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이번 반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특히 번스 국장은 반란 발생 직후 러시아 대외정보국(FIS) 세르게이 나리슈킨 국장에 직접 전화해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6일 "이번 일에 대해 푸틴이 서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난할 빌미를 주지 않았다"며 "우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번 일은 러시아 체제 내 갈등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