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project21AND가 주최하고 현대문화기획이 주관하는 project21AND 제7회 정기연주회 ‘the TRIO’가 9월 25일 일신홀에서 공연된다.
project21AND는 2013년 창단해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10년간 매해 정기연주회를 진행하며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발표하고 있다. 매번 참신하고 예술성 깊은 회원 작품과 초청 작품을 함께 무대에 올리며 마니아층을 형성해 온 project21AND는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대중 앞에 작품을 올린다.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창작 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이번 작품들은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현대음악 전문 연주자의 해석을 포함해 서로 긴밀히 교류하며 만들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project21AND 제7회 정기연주회 the TRIO는 공연명에서 알 수 있듯이 삼중주로 편성된 작품을 다수 포함한다. 김정훈의 ‘이중 슬릿’은 양자역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이중 슬릿 실험을 소재로 해 음악 형식적 측면에서의 연결의 문제가 아닌 그 자체로서 혁신적인 트리오의 구성을 작곡 의도로 하고 있다.
임승혁의 ‘Reversible’ 역시 트리오 편성으로, 현재에 안주해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이 과거의 불안하기에 치열했던 나를 돌아보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가역적(reversible)이고자 하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병무의 ‘개체의 서(書)’는 ‘세 개의 개성적인 솔로 악기들이 모여서 연주할 때, 전체 음향의 조화를 위해서 항상 자신을 희생하는 방향으로 연주돼야 한다는 생각을 부정한다면, 정말 앙상블이 깨지는 것일까?’라는 재미있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세 악기의 각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해 기존의 균형을 의도적으로 깨뜨리는 부분을 삽입함으로써 새로운 표현 방법을 모색한 작품이다.
서유라의 ‘Breeze’는 바로크 시대의 트리오 소나타를 아이디어로 삼아,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전형적인 피아노 3중주에 클라리넷이 추가돼 4중주로 구성되지만 부분적으로 네 악기 간의 3중주를 구성하면서 또 다른 트리오 편성을 포함하게 작업했다. 김승림의 ‘Zero’는 동사로 ‘영점을 맞추다, 차이를 없애다’ 등의 뜻이 있으며 시대가 흐를수록 음악은 각 악기의 개별성이 더 심화하고 복잡한 텍스쳐(texture)를 갖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도 그것이 더 큰 하나의 음향(sound)으로 표현되거나 조화를 이루려는(harmonize) 양면의 노력을 수반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반영했다. 이렇듯 작가 개인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표현하며 다양함을 주는 것이 이번 공연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새로운 공연에 대한 기대를 한껏 받으며 공연 준비에 한창인 김정훈 음악감독은 “이번 project21AND의 연주회는 Trio라는 이름 아래 이전에 크고 복잡한 편성의 연주회와 달리 좀 힘을 빼고 작은 편성으로 그다음을 위한 전환을 모색하려고 하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나와 음악에 ‘영점을 맞추는 일’을 하면서 미래로의 전환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