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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 도롱뇽, 천왕산에 팽나무

정춘옥 기자  2008.04.17 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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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푸른도시국)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주요 도시숲(산림) 5개소 (관악산, 수락산, 천왕산, 인왕산, 초안산)를 대상으로 야생동·식물 및 서식 현황, 토양 및 대기환경 등 자연에 대한 생태계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이며 대기정화 등 맑고 매력적인 세계도시 서울의 쾌적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는 도시숲(산림)은 지구온난화와 도시개발에 따라 크게 변화하고 있으나, 그 동안 도시숲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자료가 없어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건강한 도시숲으로 가꾸고 지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도시숲 생태계 조사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진행 실시하는 이번 조사는(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 : 연구책임자 이경재 교수), 총 12개월의 연구기간 중 7개월이 경과하였으며 현재까지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식생현황은 서울 외곽부에 위치한 대규모 산림인 관악산과 수락산은 산림고지대 사면부와 능선부에는 자연림인 신갈나무림과 소나무림이, 저지대와 계곡부에는 인공림인 리기다소나무림과 아까시나무림이 주로 분포하고 있었으며, 인왕산은 중심부의 암반상부에는 소나무림이, 외곽부 저지대는 인공림인 아까시나무림이 대면적으로 분포하고 있었고, 천왕산과 초안산은 전체적으로 인공림인 아까시나무림이 대면적으로 분포하고 있었으며 일부 자연림이 발견되었다.
인공림은 과거에 산림녹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식재된 외래종으로 장기적으로는 자연림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관리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관악산 계곡부에서 자생하고 있는 회양목 군락(3,003㎡)은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군락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그 외 수락산에서는 서울시 보호종인 고란초 군락(1,995개체)이 생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천왕산 정상부에는 남부지방에서 주로 생육하는 팽나무 군락(1개소)이 소규모로 분포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 및 보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조류는 지난해 가을, 겨울철에 15종∼25종이 관찰되어 이 중에는 서울시 보호종인 박새, 딱다구리류 등이 5개 산림 전지역에서 다수 조사되었고 맹금류로는 관악산, 천왕산에서 말똥가리가, 인왕산에서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가 관찰되었다. 포유류는 주로 청설모, 멧토끼, 너구리 등이 관찰되었다. 수락산에서는 서울시 보호종인 오소리(흔적)가 발견되었고, 족제비는 관악산, 수락산, 천왕산, 인왕산(발자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향후 지속적인 서식현황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였다.
특히, 지난 3월에 대대적인 양서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른 봄에 산란하는 개구리류가 무더기로 관찰되었다. 관찰된 종은 계곡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3종과 도롱뇽 1종으로 서울 도심 외곽부의 대규모 산림인 관악산과 수락산은 물이 흐르는 계곡(관악산 칠성당계곡, 수락산 수락산유원지계곡 등)에 주로 계곡산개구리와 도롱뇽 성체 및 알이 많이 발견되어 등산객의 과밀이용에도 불구하고 계곡부의 양서류 서식처가 잘 보전되고 있었다. 천왕산, 인왕산, 초안산에서도 각 계곡부의 물이 흐르는 곳 및 물이 고여 있는 곳에 개구리류 및 도롱뇽이 서식하고 있어 이들 서식처의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반면에 인적이 뜸한 계곡부에서 오히려 인위적인 훼손지가 많이 발견되어 이에 대한 보전대책의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에는 이용현황 조사도 함께 이루어져 숲길(등산로)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관악산 106㎞, 수락산 36㎞, 천왕산 11㎞, 인왕산 15㎞, 초안산 26㎞로 5개 산림에 총 194㎞의 숲길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숲길은 산림저지대에 1∼2m폭의 샛길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주요 숲길은 과밀이용에 의한 훼손이 심각하여 불필요한 샛길은 폐쇄 및 복원하고 주요 숲길에 대해서는 정비방안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그 동안 서울시의 생태계복원을 위한 노력으로 야생동식물의 서식공간이 조성되고 그에 따라 생물다양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나, 주 5일 근무에 따라 자연에 대한 이용수요가 급격히 높아져 산림훼손 또한 심화되고 있어 적극적인 산림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하여 4개년에 걸쳐 20개산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으로 우리의 소중한 자연자산인 산림의 건강성을 높여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환경도시 조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러한 산림생태계 조사는 적어도 10년 주기로 이루어져 생태계 변화에 대한 자료 축척을 통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도시숲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고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푸른도시국에서는 이번조사는 3월까지 조사한 내용으로, 본격적인 봄·여름철 조사가 이루어지면 더욱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