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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면 자라

정춘옥 기자  2005.05.09 1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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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목운동을 하면서 현대인들은 오후면 어김없이 밀려오는 졸음과 전쟁을 벌인다. 무기력과 무능력의 대명사인 낮잠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즘 같은 봄이면 그 전쟁은 더 치열해진다. 하지만 낮잠 마니아가 되는 것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면?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고? 프랑스의 웰빙 운동가 브루노 콤비는 낮잠만한 자기관리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낮잠은 반드시 필요한 변혁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깨어있는 현대인에게 수면부족은 고질적 문제다. 수면 시간이 적다보니 오후에 인체는 한계에 직면해 졸음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오후의 졸음을 무조건 버티고 견뎌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노력으로 얻는 결과는 처참하다고 경고한다. 이후 시간의 능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몸의 피로는 누적되며 다음 날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잠이 들어 새벽 2시에 일어나 5시까지 일을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저자는 졸음이 올 때는 나폴레옹처럼 모든 일을 중단하고 15분 정도 낮잠을 잘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져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업무능력이 오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나 축음기, 페니실린, 레이놀즈의 볼펜, 보어의 원자, 멘델의 유전 법칙, 케큘레의 벤젠고리 발견 등 낮잠을 자는 사이 꿈속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발견을 나열하며 낮잠은 창의성을 자극해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낮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0분 이상 자지 않는 것이다. 긴 낮잠은 오히려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해 능률을 떨어뜨리고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기계발을 위한 낮잠은 딱 15분이 황금시간이다.
또한 저자는 ‘낮잠을 잘 때 앉아서 자면 비행기 안이나 자동차 전철 안, 직장에서도 간단히 잘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많다’며, ‘마부자세’를 소개한다. 요령은 허리 중심을 약간 낮게 하고 머리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다음 두 손은 무릎이나 다리 위에 두며 다리는 가볍게 벌린다. 마부자세의 변형은 허리를 곧게 펴고 가능하면 의자 등받이 깊숙이 앉아 머리를 뒤로 기대든지, 반대로 앞으로 숙인 자세가 있다. 전철이나 비행기 안에서 유용한 자세다. 학교나 직장에서는 머리와 두 팔을 책상 위에 두고 목 근육의 힘을 빼고 앞으로 기대면 피로가 금방 풀린다.

   이 책은 마지막으로 낮잠 운동론을 펼친다. 사회학자 오귀스탱 바버라의 ‘고용주는 노동자들을 피로의 극한까지 몰고 가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낮잠은 반드시 필요한 변혁이다’는 말을 인용하며 저자는 ‘낮잠과 수면의 권리는 깨끗한 공기에 대한 권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같은 기본적인 인권이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