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평화의 곰’들이 서울에 모였다. 유엔회원국 124개국과 북한의 예술인이 제작한 2m의 곰 조형물들이 퍼포먼스 하듯 둥글게 서서 손을 맞잡고 탈 계층 탈 인종적 세계관을 전하는 ‘아름다운 버디베어’의 서울 페스티벌이 올림픽 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독일 통일을 계기로 시작된 ‘버디베어’는 베를린의 상징인 곰의 몸체에 각국의 고유한 문화적 토양을 그려 넣음으로써 인류의 화합과 차이를 동시에 존중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2002년 독일에서 첫 전시 이후 세계 순회전을 펼쳤는데, 오스트리아 홍콩 이스탄불 도쿄를 거쳐 드디어 서울에 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남북한 곰이 나란히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 조형물을 만든 임창복 감익현 미술가는 “우리의 곰이 지구 한 바퀴 돌아올 때 쯤 통일이 돼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형물에서 각국의 정서와 문화, 역사 등을 읽어내는 일은 흥미롭다. 총알 자국만 선연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의 작품은 10년에 걸친 내전으로 얼룩진 고통의 역사를 말해준다. 그런가하면 자유의 여신상을 패러디한 미국의 곰은 발랄하다. 쿠바의 곰은 시가를 물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조형물은 사막이 담겨져 있다.
한편, ‘테디베어’는 조형물 판매와 자선 경매 등으로 지구촌 극빈 어린이를 돕는 나눔을 실천한다. 조형물을 구입하면 전시 기간 중 전시됐다가 전시가 종료됨과 함께 주문자에게 인도된다. 전시기간은 11월9일까지다. 02-416-3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