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큐브 광화문은 개관 5주년을 맞아 풍성한 뉴웨이브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제작한지 13년 만에 심의에 통과, 6분 분량을 삭제하고 제한상영가 18세 등급을 어렵게 받아낸 무라카미 류의 ‘도쿄 데카당스’가 그 스타트. 2일 상영하는 이 영화는 SM클럽에서 일하는 22살의 고급 콜걸 ‘아이’를 통해 사랑 없이 섹슈얼 판타지에 매달리는 현대인들의 고독한 초상을 그려낸 작품으로 개봉 당시 세계 평단에게 주목받은 화제작이다.
이어 16일에는 ‘안개 속의 풍경’이 관객과 만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난 어린 남매 이야기를 담은 ‘안개 속의 풍경’은 베니스영화제 최우수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걸작이자 씨네큐브 관객들의 앵콜 문의 1순위 작품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고다르 트뤼포 레네 3인의 거장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인다. 배우를 꿈꾸는 파리지엔 나나의 사랑을 그린 장 뤽 고다르의 대표작 ‘비브르 사비’, 삼각관계의 매혹을 가장 잘 그려낸 작품으로 신비로움마저 풍기는 카트린 역의 잔느 모로가 인상적인 프랑소와 트뤼포의 ‘쥴 앤 짐’, 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왜 화를 내는지 등 인간행동양식을 실험실의 쥐와 비유해낸 알랭 레네의 수작 ‘내 미국 삼촌’까지. 구습에 젖은 영화를 거부하고 자유분방한 감수성으로 새로운 영상언어를 실험한 세 명의 거장들의 대표작들을 눈으로 확인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