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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마지막 탈주범 “영화 보고 싶다”

정춘옥 기자  2006.01.13 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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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함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1988년 10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강헌 탈주사건을 영화로 옮긴 ‘홀리데이’의 마지막 탈주범이자 현재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인 강씨가 영화 ‘홀리데이’가 절박하게 보고 싶다며 제작사인 현진시네마의 이순열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대표에 의하면 편지의 내용은 지난 12월8일과 26일 이순열 대표와의 두 차례의 면회 때 자신이 직접 시사회에 참석하여 내용을 보고 판단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고 또한 자신의 이름이 영화 속에서 비록 가명으로 나오지만 어떻게 표현됐는지 직접보고 싶다며 시사회전에 초청장을 가지고 귀휴나 1일 동행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아직 아무런 결과를 받지 못해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면회 후 강씨의 간곡한 뜻을 받아들여 그동안 대구교도소를 상대로 강씨가 제시한 방법으로 시사회를 추진했으나 교도소 측은 당시 사건과 관계한 수용자와 일반 수용자의 수용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사회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 대표는 “비록 범죄자 이긴 하지만 이들을 미화하거나 영웅화 하지 않은 절제된 표현을 유지했다”며, “이들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메아리가 국회를 넘어 이제 청와대 시시회까지 추진되고 있는데 담장안의 그들은 빵을 훔친 대가로 20년 넘게 세상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마도 탈주하는 과정 때문에 시사회 자체를 불허한 것 같다. 영화처럼 너무나 슬픈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영화 개봉 후에라도 극장이 아닌 비디오나 DVD로 ‘홀리데이’를 볼 수 있게 교도소측에서 조치를 취해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