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이라는 코드는 웰빙에 이어 주 5일 근무 시대의 화두다. 여행 전문 사진작가인 신미식의 네 번째 포토에세이 ‘고맙습니다-GRACIAS’는 여행 사진집의 홍수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라시아스(GRACIAS)는 스페인어로 ‘고맙습니다’라는 뜻으로 작가가 최근 남미 여행에서 자주 들어 친근해진 단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책의 대부분 사진은 작가가 작년 여름 다녀온 페루와 볼리비아의 자연과 사람들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메인 테마는 ‘사람’
이번 책 역시 이전에 출간된 3권의 책 ‘머문자리’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와 마찬가지로 그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는 포토에세이다. 사진과 함께 여행에서 느낀 감흥을 한 올 한 올 섬세하고 운치 있게 수록했다.
작품 주제인 사람은 여전히 이번 포토에세이의 메인 테마다.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에서 영정사진에 이르기까지, 소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듯한 인물사진은 낯선 곳의 사람에게 교감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정서적 힘을 내포하고 있다.
페루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컬러와 친숙한 미소, 주름살 사이사이에 보이는 연륜, 인간이 원래 선한 존재라는 것을 믿게 만드는 표정들, 자연과 하나로 얽힌 풍광 속의 사람들 등 사진들은 하나같이 행복한 정서를 아름답게 전달한다.
이번 포토에세이에는 아마존 지역 사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작가가 아껴온 미공개 사진들이 함께 수록됐다. 이번 책의 주제는 사진의 피사체가 된 자연과 사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고백적인 감사의 어조는 사진 한 장 마다 애틋하게 담겨 있다.
가까운 친구와 편안한 여행
롱셀러 포토에세이 저자인 신미식 사진작가는 이미 웬만한 연예인들보다 많은 방문자를 보유한 그의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블로그로도 유명하다. 그의 블로그 하루 방문자 수는 약 500명이고, 1300여명에게 이웃이 될 정도로 네이버 인기 블로그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만큼 그의 사진이 대중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원초적인 인간과 인간의 따뜻한 삶의 단면들이 다양한 문화적 색채와 함께 펼쳐진다. 세계 60여개국을 이미 다녀온 그의 사진에서 각각의 문화들이 뒤엉켜져 있지 않고 자신의 개성과 그들만의 표정을 지닌채 나열돼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각국의 문화를 아우르는 신미식 적인 개성의 핵심은 인간다움과 따듯함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가까운 친구와 여행하는 듯한 편안함, 친절한 안내자와 함께 지구촌을 친구들을 만나는 듯한 즐거움이 그의 포토에세이의 장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