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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에 앞서는 전국지도 ‘동여’ 자료집 발간

정춘옥 기자  2007.01.25 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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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에서는 소장 역사자료 조사 정리 및 총서 발간 사업의 일환으로 소장 고지도 중 조선전도인 ‘동여’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이 지도는 김정호가 1861년 제작한 ‘대동여지도’에 선행하는 전국지도로 19세기 대축척 조선전도의 발달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지도로 주목된다.

  이 자료집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고지도에 대한 첫 자료집이다. 소장 중인 여러 고지도 중 ‘동여’라는 분첩절첩식의 조선전도를 선정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료집을 마련하였다. ‘동여’는 조선 후기 분첩절첩식 전국지도 제작 전통의 첫 머리에 있는 지도들 가운데 하나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탄생을 예고한 지도이다. 14첩으로 구성된 ‘동여’를 모두 펼쳐 상하로 연결하면 세로 5.2m, 가로 2.9m의 대형 전국지도가 구성된다.

  이번 자료집에는 ‘동여’의 영인본과 해설집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동여’의 장정 그대로 영인본을 만들어 유물의 느낌을 독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였고, 이에 더하여 ‘동여’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집을 마련하고 이 속에 해제와 논고, 지명색인을 수록하였다.

  특히 이번 자료집에 수록된 논고에서는 ‘동여’의 수록 내용을 상세히 고찰하여, 이 지도가 18세기 후반의 방안식 군현지도에서 19세기 대축척 전국지도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음을 밝혀냈다. 곧 지도의 전반적인 내용은 김정호가 이미 1834년에 제작한 ‘청구도’와 매우 유사하며, 방안(方眼)이나 산줄기 등의 표현은 ‘대동여지도’나 ‘청구도’보다 이른 시기의 18세기 후반 제작 군현지도와 유사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동여’에 수록된 지명은 ‘대동여지도’와 비슷한 1859년에서 1865년 사이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서, ‘동여’의 원본이 이미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제작되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동여’는 이것을 베끼되 지명만 바꾼 모사본임을 추정해 볼 수 있었다. 아울러 ‘동여’ 원본이 1834년 김정호의 ‘청구도’ 제작에도 결정적인 참고 자료가 되었던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동여’ 자료집의 발간으로 ‘대동여지도’ 등 김정호가 제작한 지도에만 집중되었던 고지도 연구와 시민의 관심이 보다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19세기 ‘청구도’나 ‘대동여지도’ 제작의 밑거름이 된 18세기 말 - 19세기 초의 지도 제작 성과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자료집 발간을 시작으로 향후 연차적으로 소장 고지도에 대한 자료집을 발간하여 우리나라 옛 지도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