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리’라는 이름으로 국내보다는 오히려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천재 과학자로 기억되고 있는 이휘소 박사의 일대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서거 30주년 맞아 기획된 아동 평전 ‘하늘도 탐낸 아름다운 별, 이휘소’(이용포 지음/ 작은씨앗 펴냄/ 8천5백원)가 그것. 한국인 최초 노벨물리학상 수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학자로 평가 받은 이 박사의 어린 시절부터 꿈을 이루기까지의 노력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일깨워준다.
이 박사의 친동생 이철웅 씨와의 인터뷰를 통한 사실적인 증언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쓰여 졌다.
성장소설 ‘느티는 아프다’, 동화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인물 이야기 ‘유일한, 버드나무를 찾아서’ 등으로 알려진 이용포 작가는 특유의 결 고운 문학적 감수성으로 이 박사의 일대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왜 숨을 쉬어야 하는지, 왜 물을 마셔야 하는지, 왜 밥을 먹어야 하는지, 밥이 목구멍을 지나 뱃속으로 들어갈 때 뱃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서 식사를 하기 힘들’ 지경으로 궁금한 것이 많았던 어린 시절의 이 박사. 끊임없는 질문을 늘여놓는 이 박사에게 어머니는 언제나 다정하게 답변을 해 주었다고 이 책은 전한다. 궁금증의 답을 찾기 위해 자연스레 책을 읽을 수 있게 이끌어 주기도 하는 어머니의 현명함도 돋보인다. 성적과 진학, 출세에만 연연해하는 오늘날 어머니에게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는 진정한 부모의 요건이 무엇인지 생각해주게 하는 대목이다.
가족의 소중함 일깨워
이 박사는 당시 6 25전쟁으로 인해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 그 노력의 결과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초대장을 얻게 된다. 낯선 미국에서도 출발점이 한참 늦게 시작된 학생이었지만 오히려 그들보다 월등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노벨물리학상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물리학자로 인정받게 된 것. 미국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이휘소 박사를 일컬어 “내 밑에 아인슈타인도 있었고 이휘소도 있었지만 아인슈타인보다 이휘소가 더 뛰어났다”고 말을 했을 정도다. 이 박사는 42세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게 되지만 그는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이 박사의 업적을 알리는 것보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매력. 과학적 정보도 재미있게 소개되고 가슴 뭉클한 가족의 사랑도 읽을 수 있다. 특히 유학시절 이 박사가 어머니께 보낸 편지는 모자간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