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르네상스 및 바로크 걸작 64점으로 구성된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 :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을 개최한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은 13세기 이래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해왔던 각종 진기한 유물과 귀중한 회화작품들을 한데 모아 19세기 말에 개관한 유서 깊은 박물관으로 루브르박물관, 프라도미술관과 함께 유럽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소장품 중 회화작품 64점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티치아노, 베로네세 등 16세기 베네치아의 거장들에서부터 한스 폰 아헨, 슈프랑거 등의 프라하 매너리즘 화가들, 무엇보다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 바로크미술 거장의 걸작이 대거 선보인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등장하는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렘브란트가 그린 아들의 초상화 <티투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소재로 한 루벤스의 대작 <시몬과 에피게니아>, 반 다이크, 얀 브뤼겔까지 유럽전역의 바로크 대가 54명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최전성기에 수집된 작품들로 구성된 만큼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 관장은 “세계 최고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소장품을 한국 최초로 소개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번 전시는 미술작품이 하나의 숭배대상으로만 해석되기보다 그 시대와 체제의 산물로서 다양한 정치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었는가 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1508년 막스밀리안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즉위한 후부터 19세기까지 거의 끊이지 않고 제국의 황제 자리를 독차지해 왔다. 16세기 무렵 오스트리아 지역 뿐 아니라, 동유럽과 독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지역에 이르는 광대한 유럽 영토를 관할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사실상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통치했다. 그들의 경제적 부와 문화에 대한 관심은 수많은 재능 있는 화가들을 왕가로 몰려들게 했고, 그들의 작품을 사들여 왔다.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 :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에서는 16세기의 티롤의 총독 페르디난트 2세에서부터, 예술품 애호가 지나칠 정도로 독특했던 황제 루돌프 2세, 네덜란드의 총독을 지내면서 지역의 당대 작가들을 후원했던 대공 레오폴트 빌헬름, 바로크 시대 절정의 황제 레오폴트 1세, 렘브란트의 그림을 특히 좋아했던 황제 카를 6세, 오스트리아의 국모인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 등이 수집한 걸작들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