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에 남성들의 장난감에 대한 향수가 영화팬들을 자극하고 있다. 개봉 첫날 31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트랜스포머’는 마이클 베이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만남이라는 것부터 영화의 기대치가 높기도 했지만 ‘변신로봇’ 영화라는 점에서 특히 남성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영화에 대한 평가도 ‘어린 시절에 사랑했던 로봇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 좋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197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남성들이라면 단계별로 변신하는 ‘변신로봇’에 대한 추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로봇이란 장난감 자체가 남성들에게 있어 젖병을 떼는 순간부터 유년기를 함께 보내는 필수 장난감임을 볼 때, 이렇다할만한 로봇 캐릭터 없이 살아온 남성들에게 ‘트랜스포머’는 어릴 적 로망이 현실로 스크린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꿈의 공장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제작진과 최고의 기술이 만들어낸 현란한 변신 로봇은 관객들을 어린 시절의 설레임 속으로 이끌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로봇 영화에 대한 인기를 타고 12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로봇 애니메이션 3파전을 준비했다.
부천영화제는 올해 신설한 패밀리 판타와 애니 판타 섹션에서 ‘마징가Z’, ‘철인 28호’, ‘로보트 태권브이’ 등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로봇 애니메이션을 상영,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가족간에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통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3040세대에게 추억의 아이콘이자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의 영웅 ‘로보트 태권브이’는 패밀리 판타 섹션을 통해서 원작의 느낌을 최대로 살린 복원판으로 상영된다. 또한 애니 판타 섹션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 일본의 만화가, 나가이 고에게 경의를 표하는 ‘추억을 찾아서: 나가이 고와 로봇대전’ 특별전을 마련 마징가Z의 24년만의 새 시리즈인 ‘마징카이저’와 ‘마징카이저 사투 암흑대장군’은 물론 2007년 새롭게 시작된 나가이 고 원작의 만화 ‘강철신 지그’를 소개한다.
영화제 관계자는 “복원판으로 새롭게 단장한 ‘로보트 태권브이’와 새로운 마징가Z 시리즈들을 비교하며 보는 특별한 재미까지 찾을 수 있어 관객들의 큰 호응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같은 남성 로망이 더 이상 남자들에게만 먹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 예전 ‘영웅본색’이 남성의 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에 비해 ‘트랜스포머’는 남녀 비율 비슷한 예매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