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늦게 모기가 살판이다.
웅덩이에 물 고이고
더위가 길어짐은
순전히 인간 탓이다.
때깔 좋은 벼 알알이
같이 살다 먼저 간
친구들 생각에
바람결에 살며시 고갤 떨군다.
산수(山水)로 보듬어진 골짜기에
색동으로 치장한 농악 패거리가
길 다란 춤사위로
가을을 엮는다.
하늘 내린 파란 마음 강물에 담그고
뿌려진 꽃가루 가슴에 품으니
물속에 빠진 잎새들이
무지개처럼 춤을 춘다.
가을 산골에
춤사위, 꽹과리 소리가 멈춰도
나는
빨간 댕기 곱게 드리운
여인 찾으러
힘차게 물위로 노를 젓는다.
<작가 약력>
원 인 기(元 仁 奇)
전북 군산 출생
전주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삼성SDI 이사
성원 건설 부사장
코리아 써키트 부사장 역임
현재 (주)써브 워커 사장
(주)행동 과학 훈련원 경영 고문
동아일보, 서울경제 등 칼럼 게재,
경기 이코노미21, 이코노믹 리뷰지 등에 기고,
‘조선 문학’(06년 10월호) 시 부문 당선으로 등단,
조선 문학 문인회, 운현 시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