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편영화 중 유일하게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한 전수일 감독의 신작 <검은 땅의 소녀와>가 8월 31일 오후 3시(현지시각)에 전세계 최초로 베니스에서 상영된다. 올해로 64회째를 맞은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영국 감독인 조 라이트의 <어톤먼트 Atonment>를 개막작으로 상영하며 8월 29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는 새로운 영화의 흐름을 발굴해내는 경쟁부문 ‘오리종티’에 초청되어 한국 장편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경쟁작으로 상영된다. 8월 31일의 언론 배급시사와 9월 1일 두 차례에 걸친 공식 상영(현지시각 오후 2시, 6시)을 앞두고 있다. 1999년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새로운 분야’ 부문에 초청된 이후 두번째 공식 초청을 받은 전수일 감독은 그동안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보다는 국제 무대에서 진가를 인정받아 왔던 만큼 이번 베니스 초청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별히 이번 베니스 상영을 기념하여, 비정규아티스트 밥장이 직접 작업한 포스터가 베니스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감정을 싣지 않은 무채색의 검은 땅 위에 거칠게 피어난 꽃 한 송이와 야무지게 입을 다물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영화의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강원도 폐광촌에서 광부 아버지, 정신지체아 오빠와 함께 살고 있는 아홉살 소녀 영림의 눈으로 바라본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현실이 전세계 영화인들의 가슴을 잔잔하게 적실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베니스 상영 이후인 11월 국내 개봉을 통하여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