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민중집회가 열려, 시위대와 경찰이 시청과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몸싸움과 투석 등 충돌이 발생했다.
11일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한미FTA 저지ㆍ비정규직 철폐ㆍ반전평화를 위한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는 태평로 일대에서 `범국민행동의날 민중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시청 앞의 이날 집회에는 경찰의 금지통고에도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민주노동당 당원, 대학생, 농민 등 모두 2만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해 경찰과 대치한 채 민중대회를 강행한 것.
집회 참가자들은 당초 예정보다 이른 오후 1~2시께 시청 부근에 모여들었으며 선봉대로 나선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가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커졌다.
집회시위 사전 금지통고를 내렸던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로와 광화문 일대, 서울광장 주변에 전ㆍ의경 231개 중대 2만3천여명을 배치하고 전ㆍ의경버스 600여대를 동원해 집회 예상지역 주변 인도를 차량으로 막는 등 시위대를 원천 봉쇄했었다.
이날 집회 조직위는 ▲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 비정규직 철폐 ▲ 자이툰부대 철수▲노점탄압 중지▲ 국가보안법 폐지 ▲ 청년실업 해소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고, 집회를 마친 뒤 경찰의 저지선을 피해 종로 1가와 안국동, 서대문 등으로 각각 나뉘어 광화문 주한 미대사관과 청와대 방면으로 우회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버스 유리창 파손 및 적극적 투석행위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인 집회자 10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한편 집회에 앞서 경찰은 전국적으로 모두 421개 중대 6만4천여명(서울 포함)의 경력을 동원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하려던 농민과 노동자 등 1만5천여명의 집회 참가를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뜻이 무산된 경남 함안의 한 농민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하려다 주변의 제지로 큰 부상을 면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6시경 주한 미대사관 진출을 포기하고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 차로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며 정리집회를 연 뒤 오후 8시께 자진 해산했다.
조직위측은 다음달 1일을 2차 범국민행동의날로 정하고 다시 서울에서 모여 총궐기대회를 할 것인지, 아니면 각 지역별로 집회를 개최할지에 대해 추후 논의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