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목소리. 그러나 서글프고도 어딘지 애절하게 들리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음악은 바로 영화 <우리동네>를 장식하는 엔딩 타이틀 곡이다.
정길영 감독은 평소 존경하던 스승에게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영화 <우리동네>를 선보이며, 조언을 부탁하였는데, 이때 이창동 감독은 영화를 본 후의 느낌을 간단한 문구로 표현하여 정길영 감독의 문자로 보내온 것. 이를 받아 본 정길영 감독은 “영화 안에서 소설가 ‘경주’(오만석)의 글로 사용할까 했었지만, 오히려 영화의 본질을 꿰뚫는 주제를 전달한 글이라 생각되어 그 느낌을 비밀스럽게 포장하여 마지막 엔딩 부분에 이탈리어로 변환한 곡을 삽입해 마무리 지었다.”라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우리동네>는 스릴러라는 전형적인 장르 안에서, 개성을 표출한 개성 있는 영화’라고 전하며 사실상 영화 <우리동네>를 본 후의 감상문을 작가적인 감성을 담아 시로 전달한 것.
평소 인생을 관통하는 문학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관객에게 진한 울림을 선물한 이창동 감독이 영화 <우리동네>를 감상한 후, 사제의 인연으로 선물한 한편의 시는 이탈리어로 변환, 더욱 그 의미가 특별해졌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 <우리동네>의 특별한 엔딩 음악은 이야기의 막바지, 두 살인마의 대결 뒤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