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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갤러리 프로젝트' 동화시장 곳곳이 예술공간으로

정춘옥 기자  2007.12.03 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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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시장을 탈바꿈시킨다. 지난 6개월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젊은 예술가들과 동대문시장내 동화시장 상인들이 시장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십년간 숙련된 솜씨로 옷을 만들어온 상인들의 기술과 예술이 합쳐진 상인+예술가 프로젝트 라는 점이다. 동화시장은 700여개 점포 내 2,000여명의 상인이 일하고 있는데 이곳에 젊은 예술가들이 파견되어 상인들과 공동작업을 펼치고 있다.
시장입구, 보도, 쉼터, 옥상이 하나씩 작품으로 완성되고 있는데 오는 12월8일 최종 완공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시장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되살리는데 초점을 맞추었는데, 물건만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인정(人情)을 통하게 하고 문화를 나누는 우리 전통 시장의 흥겨움을 시각예술로 살리고자 했다.
우선 옥상은 싱그러운 자연의 녹색 예술 쉼터 공간으로 조성된다. 시장의 특성을 살려 단추모양의 의자가 놓여지고 나무덩굴 파고라가 설치되며, 녹색잔디와 화려한 동화시장의 옷감들이 지닌 고유색을 이용 바닥화도 그려질 예정이다. 실내는 상인들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 칙칙한 회색의 방화문(防火門 )에는 재미있는 포즈의 경비원이 보초를 서고, 뚱뚱한 아줌마가 문틈에 숨어 오가는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 벽화들은 실제 동화시장 경비원 아저씨와 아줌마를 모델로 제작한 것이다.
이번 동화시장 프로젝트는 젊고 창의적인 예술과 40여년 숙련된 기술의 협력 작업이라는 점이 흥밋거리다. 핫피스, 단추, 징 등 동화시장에서 다루고 있는 의류부자재와 상인들의 솜씨를 결합하여 A4 크기의 천에 “상인, 당신의 이름을 새겨주세요”라는 주제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2,000여명 상인들의 기술을 발휘하여 탄생한 우수 작품은 시상식과 함께 동화시장 벽면에 멋지게 설치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Egg-Day라고 명명한 날에는 작품제작에 필요한 단추, 지퍼, 실타래, 넥타이 등의 의류부자재와 2,000여개의 삶은 달걀을 물물교환하였다. 이렇게 수집된 의류부자재들은 상인들과 함께 만들어 동화시장 곳곳에 놓여지는 아트벤치의 재료로 사용된다. 이날 상인들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판매용 물건을 선뜻 내놓았다.
동화시장은 완제품을 만들어 파는 일반적인 시장이 아닌 의류라고 부르기 힘든 것들이 제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는 독특한 시장이다. 모든 패션 디자이너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동화시장의 의류부자재라는 특성을 살려 예술가와 상인이 함께 동화시장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