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뒤집는 타임 스릴

2008.01.01 15:01:01

스티븐 소더버그와 조지 클루니 콤비의 야심찬 스릴러.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속에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력, 다중 결말, 다중 장르의 열린 구성 등 새로운 영상 언어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2005년 미국 개봉작이지만 국내에서는 조금 늦게 도착했다.
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달라질까
1991년 걸프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충격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잭 스탁스. 1년 뒤, 8살 소녀 재키 가족의 고장 난 자동차를 고쳐준 뒤 히치하이킹 한 차를 타고 캐나다로 가던 그는 기억을 잃고 쓰러진다. 며칠 뒤 깨어난 그는 살인혐의를 받아 법정에 세워진 사실을 알게 된다. 재판 결과 알파인 그로브 정신병원에 보내지게 된 잭 스탁스. 치료를 위해 약물 주사를 맞고 재킷이 입혀진 채 시체 보관함에 갇히게 된 그는 극심한 공포감으로 또다시 기억을 잃게 된다. 다시 깨어난 곳은 어느 허름한 식당 앞. 그곳에서 그는 웨이트리스 재키를 만나고, 재키는 오갈 때 없는 그를 자신의 집에 데려 온다. 그녀의 집에서 예전 자신의 물건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는 15년 전에 죽었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를 거칠게 몰아낸다. 그 순간, 다시 병원에서 눈을 뜬다. 그제서야 그는 미래로 이동해 체포하기 전 우연히 마주쳤던 꼬마 재키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말한 죽음의 날짜까지는 앞으로 단 4일. 일부러 사건을 일으켜 시체 보관함에 갇히기를 되풀이하며 미래에서 죽음의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다양한 장르의 변주
‘나비효과’ ‘데자뷰’를 연상시키는 기억과 시간의 뒤섞임을 주축으로 하는 스릴러다. ‘더 재킷’은 놀라운 상상력과 시공간을 초월한 치밀한 스토리로 관객을 흡입한다. 스릴러의 기본인 스토리의 탄탄함을 넘어 이 영화의 진정한 장점은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여운과 메시지를 담아낸 감각적인 연출력에서 찾을 수 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자신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또 다른 현재인 미래를 오가는 동안 재키와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스릴러적 인과관계가 결국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하나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이 같은 메시지를 긴박한 스릴 속에서 드라마틱한 감성을 녹여 만든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신체압박용 재킷을 활용한 긴박감 넘치는 소재와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시간여행의 룰 그리고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다중결말과 감독의 숨겨진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더 재킷’이 지닌 새로운 영상언어의 도구들은 치밀하고 영리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스럴러와 로맨스, 판타지 그리고 때로는 공포감까지 변주하며 다양한 시도를 성공적으로 펼쳐 보인다.
명배우들의 변신, 최고의 관전 포인트
스릴러 구도 속에서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있는 이 영화는 그만큼 복잡한 캐릭터가 포진해 있다. 역시 캐릭터의 심리관계를 탄탄탄 연기력으로 완성시킨 배우들의 힘이 묵직하다. 이 영화엔 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드리언 브로디는 물론 ‘러브 액츄얼리’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많은 팬을 거느린 키이라 나이틀리. 그리고 새로운 007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으며 자신의 매력을 입증해낸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특히 키이라 나이틀리는 검토 중이던 8개의 시나리오를 제쳐두고 자신의 첫 번째 스릴러로 ‘더 재킷’을 선택해 스스로를 옭아맸던 예쁜 여배우의 껍질을 과감히 탈피한 연기변신을 선보였다. 또한 ‘정신병자 역할에 그보다 완벽한 배우는 없을 것’이란 감독의 찬사를 얻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변신과 시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시각각 전혀 다른 모습을 표현해낸 에드리언 브로디의 연기력은 ‘더 재킷’이 지닌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물론 스티븐 소더버그와 조지 클루니라는 제작진의 명성은 배우들을 뛰어넘는다. 그의 이름만으로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무조건 모여든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소더버그와 클루니는 흥행의 귀재이자 헐리우드의 거물급이다. 이번 영화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 헐리우드 영화 문법에 길들여지지 않은 영국의 존 메이버리 감독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P.S 아이 러브 유
감독 : 리차드 라그라베네즈
출 연 : 힐러리 스웽크, 제라드 버틀러, 리사 쿠드로우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한 여자가 죽은 남자로부터 편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아일랜드 남자 제리와 뉴욕 여자 홀리.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제리의 죽음으로 끝나고 홀리는 그 상처로 괴로워한다. 바로 그때, 죽은 제리로부터 편지가 하나씩 도착하면서 홀리는 놀라운 변화를 맞게 된다. 애절한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의 본고장 영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제작자 웬디 파이너맨이 제작, ‘악마’ 열풍에 이어 전세계에 러브 열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것에 관하여
감독 : 스티브 앤더슨
출연 : 드류 카레이, 빌리 코놀리, 샘 도날드슨
‘Fuck’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갈등과 변화에 대한 독특한 다큐멘터리 필름. 일반인과 유명인들의 인터뷰, 공연 실황, 영화 장면, 그리고 다른 다큐 필름들을 이용해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의 소제는 ‘Fuck’이라는 단어. 이 단어의 어원과 최초로 공개적으로 사용되었던 때, 그리고 이 단어가 몰고 온 사회적, 문화적 파장, 그리고 보수와 진보 세력의 대결 양상으로 나타났던 갈등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이 단어의 사용으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던 연예인과 정치인 등 유명인들의 에피소드 등을 소개함으로써 이국 사회의 변화 양상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사뉴스 webmaster@sisa-news.com
Copyright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