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달라질까
1991년 걸프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충격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잭 스탁스. 1년 뒤, 8살 소녀 재키 가족의 고장 난 자동차를 고쳐준 뒤 히치하이킹 한 차를 타고 캐나다로 가던 그는 기억을 잃고 쓰러진다. 며칠 뒤 깨어난 그는 살인혐의를 받아 법정에 세워진 사실을 알게 된다. 재판 결과 알파인 그로브 정신병원에 보내지게 된 잭 스탁스. 치료를 위해 약물 주사를 맞고 재킷이 입혀진 채 시체 보관함에 갇히게 된 그는 극심한 공포감으로 또다시 기억을 잃게 된다. 다시 깨어난 곳은 어느 허름한 식당 앞. 그곳에서 그는 웨이트리스 재키를 만나고, 재키는 오갈 때 없는 그를 자신의 집에 데려 온다. 그녀의 집에서 예전 자신의 물건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는 15년 전에 죽었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를 거칠게 몰아낸다. 그 순간, 다시 병원에서 눈을 뜬다. 그제서야 그는 미래로 이동해 체포하기 전 우연히 마주쳤던 꼬마 재키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말한 죽음의 날짜까지는 앞으로 단 4일. 일부러 사건을 일으켜 시체 보관함에 갇히기를 되풀이하며 미래에서 죽음의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다양한 장르의 변주
‘나비효과’ ‘데자뷰’를 연상시키는 기억과 시간의 뒤섞임을 주축으로 하는 스릴러다. ‘더 재킷’은 놀라운 상상력과 시공간을 초월한 치밀한 스토리로 관객을 흡입한다. 스릴러의 기본인 스토리의 탄탄함을 넘어 이 영화의 진정한 장점은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여운과 메시지를 담아낸 감각적인 연출력에서 찾을 수 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자신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또 다른 현재인 미래를 오가는 동안 재키와 함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스릴러적 인과관계가 결국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하나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이 같은 메시지를 긴박한 스릴 속에서 드라마틱한 감성을 녹여 만든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명배우들의 변신, 최고의 관전 포인트
스릴러 구도 속에서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있는 이 영화는 그만큼 복잡한 캐릭터가 포진해 있다. 역시 캐릭터의 심리관계를 탄탄탄 연기력으로 완성시킨 배우들의 힘이 묵직하다. 이 영화엔 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드리언 브로디는 물론 ‘러브 액츄얼리’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많은 팬을 거느린 키이라 나이틀리. 그리고 새로운 007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으며 자신의 매력을 입증해낸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특히 키이라 나이틀리는 검토 중이던 8개의 시나리오를 제쳐두고 자신의 첫 번째 스릴러로 ‘더 재킷’을 선택해 스스로를 옭아맸던 예쁜 여배우의 껍질을 과감히 탈피한 연기변신을 선보였다. 또한 ‘정신병자 역할에 그보다 완벽한 배우는 없을 것’이란 감독의 찬사를 얻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변신과 시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시각각 전혀 다른 모습을 표현해낸 에드리언 브로디의 연기력은 ‘더 재킷’이 지닌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물론 스티븐 소더버그와 조지 클루니라는 제작진의 명성은 배우들을 뛰어넘는다. 그의 이름만으로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무조건 모여든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소더버그와 클루니는 흥행의 귀재이자 헐리우드의 거물급이다. 이번 영화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 헐리우드 영화 문법에 길들여지지 않은 영국의 존 메이버리 감독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P.S 아이 러브 유
감독 : 리차드 라그라베네즈
출 연 : 힐러리 스웽크, 제라드 버틀러, 리사 쿠드로우

그것에 관하여
감독 : 스티브 앤더슨
출연 : 드류 카레이, 빌리 코놀리, 샘 도날드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