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일깨우는 '가족사랑'

2003.06.05 0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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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일깨우는 ‘가족사랑’



지역문화 육성의 새로운 모델 김천국제가족연극제






역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저마다 행사를 기획했지만, 생색내기나
전시용, 혹은 단순한 돈벌이에 그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같이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한 단계 높은 마인드로 지역 문화를 향상시킨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김천국제가족연극제가 바로 그것. 경북 김천시가 마련한 이 행사는 작년에 처음 시작돼, 올해 2회를 맞는다. 가족연극제는 이름 그대로 연극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도모하며, 연극계의 인재를 발굴·육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가족의 개념을 지역
주민, 나아가 전국과 세계를 아우르는 ‘우리’의 감성으로 확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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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인의 경연장




작년 9월 1회 연극제가 개최될 당시 김천시는 수해로 맥이 풀린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김천시는 연극제에 특별한 정성을
쏟으며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연극제가 김천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이 연극을 통해 힘과 위안을 얻은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인재 발굴에 기여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운영진은 “고등학교 재학생들이나 주부극단들의 작품이 훌륭해 놀랐다”고 말한다.


가정연극제는 초청작품과 본선진출작품 두 분야로 나뉘어 공연되는데, 본선진출작품의 경우 서류, 대본을 심사하는 예선 1차 심사와 2차 현지
방문 심사를 거쳐 10팀 정도를 뽑는다. 현재 심사가 진행중이며, 본선은 9월 22일∼26일 김천문화예술회관과 김천대학에서 열린다.

올해는 개막공연으로 대전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봄봄’이 소개될 예정이다. 오페라 ‘봄봄’은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 간의 희극적
갈등을 익살스럽게 그린 김유정의 동명소설을 소재로 창작한 해학적인 가족오페라다.

특히, 개막작은 가족연극제 집행위원장이자 배우로 알려진 김천대학 방송연예과 박규채 교수가 직접 무대에서 창작배경과 줄거리, 배역 등에 대한
설명을 공연 전에 한다. 박 교수는 대전오페라단 공연 때마다 4년간 해설을 해왔는데, 오페라와 대중의 격차를 줄이는데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이밖에 초청공연으로 김천의 대표적인 연극예술단체 ‘삼산이수’의 작품이 소개되며, 폐막공연으로 국립극단의 ‘집’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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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미 재해석




가족연극제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박팔용 김천시장은 “종합예술의 중심인 연극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점점 허물어져 가는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순수한 가족에서 인간과 인간이 연결되는 모든 단체를 포괄하는 의미의 가족으로 재해석하는 ‘제2회 김천전국가족연극제’로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극제 본선 참가팀에게는 15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며, △대상 1팀에게는 1,000만원 상금과 트로피 △최우수상 1팀에게는 500만원과
트로피 △우수상 3팀에게는 300만원과 트로피, 장려상 5팀에게는 100만원과 트로피가 지급된다. 개인상 부분에는 희곡상, 연출상, 남자
연기상, 여자 연기상에 각각 상금 100만원과 트로피가 지급된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Interview

전국김천가족연극제 박규채 집행위원장



“지역의 높은 문화적 마인드가 연극제 살렸다”


전국김천가족연극제는
김천대학 박규채 교수(63)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연극계의 원로이자, 지역문화를 이끄는 교육자인 박 교수는 연극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제안했고, 이에 박팔용 김천시장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김천에서 가족연극제를 개최하게 됐다. 현재 연극제
집행위원장인 박 교수를 만나, 가족연극제와 근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가족연극을 기획한 배경은?

가족의 중요성을 망각해 가는 요즘세대에 대해 안타까움을 자주 느꼈다. 세상을 좌지우지 움직일 수 있는 힘이 가족의 사랑에서 나오지
않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생활화한다면 평화롭고 범죄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자주
했는데,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카자흐스탄으로 초청돼 방송기자들과 함께 초청국의 대통령 전용기를 탄 적이 있는데, 기체에 이상이 생겨 모두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다행히 전용기는 김포공황으로 회향, 불시착해 모두 무사했다. 그때 비행기를 함께 탔던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죽는다고
생각하니 배우자와 자식들, 부모님 얼굴만 나타나더라’고 말했더니 다들 자신도 그랬다며 동감했다. 그래서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연극제를 만들면 좋겠다는 발언을 내가 했고, 박팔용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작하게 됐다.



작품 선정의 기준이 무엇인가?


가족연극제이기 때문에 가족과 연관된 희곡을 선택하면 유리하다. 궁극적으로는 연기와 연출 등 작품성을 위주로 본다.



지역문화 낙후가 심각하다. 김천지역의 문화 수준은 어떤가.


지역의 문화적 소외가 문제인데, 김천은 다르다. 처음 갔을 때부터 높은 문화적 수준에 놀랐다. 고위직 공무원들의 문화의식이 남다른
점이 특히 돋보인다. 박 시장은 상당히 문화적 마인드가 강해 가족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 ‘2002년
문화기반시설 관리운영평가’에서 김천의 문화예술회관이 최우수 문화시설로 선정됐고, 최근엔 시에서 문화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가족연극제를 비롯한 풍요로운 김천의 문화 환경이 박 시장의 선진적인 문화적 마인드에서 나왔다고 본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자금사정이 가장 어렵다. 첫 회 때 선거가 임박해 후원을 받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심사위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료봉사
해줬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1회 공연을 끝낼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가족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여러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일하는 재미로 산다. 한국 사회교육협회장, 평생복지진흥회장으로, 또 노인학교, 실버야구단, 월남 이상재 선생님의 뜻을 기린 월남상
등 운영하는 것이 정신없이 많지만, 일이 굉장히 즐겁고 보람있다. 후예들을 키우는 뿌듯함도 크다. 현재 MBC ‘늘 푸른 인생’에서
‘그곳이 가고 싶다’라는 코너를 맡아서 하고 있는데 방송도 여전히 흥미롭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 교육, 방송, 후배양성 등 모든 일들을 열심히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 3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왔다.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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