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요리한 로맨틱 코미디

2003.09.05 0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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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요리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법칙에 충실하면서 짜임새 잔재미 갖춘 ‘불어라 봄바람’






미디
전성시대지만 충무로 코미디는 오히려 후퇴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스토리의 흐름과 관계없이 배우들의 개인기와 에피소드만 나열되는 단편적인
웃음 일색인데다, 욕과 사투리 등을 동원한 저질 억지 개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코미디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넘쳐났다. 잘
만든 영화보다 어설픈 영화가 많은 것은 당연한 논리. 이것은 세계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헐리우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새삼 충무로 코미디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관객의 기호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말초적이고 단편적인 코미디도 흥행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평단의 비평과 관객의 평가간에 격차도 커지고 있다. 다수의 관객이 선택한 영화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엔
도대체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영화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오랜만에 산뜻한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 한 편이 나타나 충무로에 반가운 순풍을 예고하고있다. 김승우 김정은 주연의 ‘불어라
봄바람’이 그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 드러낸 장항준 감독

‘불어라 봄바람’은 서로 극과 극인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정통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알다시피 이런 전형적인
스토리와 뻔한 결말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독의 남다른 내공이 필요하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장항준 감독은 새로운 감각과 숙련된 솜씨로 영화를 맛깔스럽게 요리하는데 성공했다. 감독의 전작 ‘라이터를 켜라’는 박정우
작가가 각본을 맡았기 때문인지,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일련의 박정우·김상진 콤비 영화의 ‘아류’라는 인상이
영화를 상당히 반감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이번 ‘불어라 봄바람’은 자신의 색깔을 구축한 감독의 성장이 눈에 띈다. 쉴 틈 없이 웃기고 말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훈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배치한 부분은 장항준 감독이 각본을 썼던 ‘박봉곤 가출사건’의 질감과 닮은 구석이 있다.

배우들이 베사메무초를 부르는 뮤지컬 스타일의 연출은 사랑의 감정이 달콤하게 베어 나오고,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장면은 정오의 햇살처럼
평화롭다. 요즘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신파가 아닌, 따뜻한 정서를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물론 영화의 기본 줄기는 웃음이다. 폭소가 터지는 코믹한 상황은 계속 이어지지만 다행스럽게도 스토리를 파괴하지는 않는다. 사랑에 빠진 남자주인공
선국의 감정을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 나레이션으로 처리한 대목은 감독의 유머 감각이 특히 돋보인다.

김정은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는 ‘역시’다. 김승우 또한 능청스러운 연기로 인상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남녀 주연의 활약은 영화를 빛내지만
성지루, 변희봉, 장현성, 김경범 등의 조연들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주연 배우의 연기도 묻혀버렸을지 모른다.



고상한 예술가 이미지 전복

‘불어라 봄바람’의 결정적 매력은 무엇보다도 캐릭터다. 김정은이 분한 삼류인생 다방 종업원 화정은 단순무식 발랄한 이미지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비록 배운 것은 없지만 순수한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

화정의 캐릭터가 김정은의 연기로 살아난다면, 김승우가 맡은 선국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보다 강하다. 이 캐릭터의 핵심은 TV 시트콤 등에서
이미 대중성을 검증 받은 ‘쫌팽이’ 컨셉. 하지만, 사실 소설가라는 직업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잣대로 보자면 그는 형편없는
이중인격자다. 체면과 명성을 중시해 겉으로는 고상한 척 하지만 사실은 거짓말쟁이에다가 최소한의 예술적 양심도 저버리는 악질이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판타지에 가깝다. 두 주인공도 판타지의 외양을 갖췄다. 하지만, 낮은 계층의 선한 인물과 비인간적인 지식인이라는
캐릭터는 생생한 리얼리즘이다. 특히 고상하게 보이려는 욕망에 젖어 있는, 하지만 내면은 겹겹이 거짓으로 쌓인 이기적인 예술가 캐릭터는 통쾌하면서
동시에 너무나 인간적이다.

어떤 오래된 ‘환상’ 혹은 ‘착각’이 깨어지는 전복의 시원함이 적게나마 이 영화 깔려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는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희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비록 교과서처럼 장르와 흥행의 법칙에 따라 얌전하게 진행되지만, 캐릭터들의 의외성은 이 영화를
진부함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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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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