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 “나는 태어나서 가족과 친척들이 죽는 것만 봐왔다”

2004.04.26 00:04:04

전쟁 발발 1주년이 지났지만 이라크는 아직도 전쟁 중이다.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하고 사담 후세인이 잡혔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작가 오수연은 작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라크파견작가이자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머물렀던 경험을 기록했다. 민간인의 편에 서서, 냉철하고 분석적 시각이 아닌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정적인 시선으로 전쟁의 참혹성에 대해 고민했다.








오수연 지음/
향연/ 9,500원

던진 건 돌멩이 맞은 건 총알
책제목 ‘아부 알리, 죽지마’에서 아부 알리는 저자가 이라크에서 구호활동 할 때 함께 하던 운전사 이름이자 알라를 섬기는 자들, 절반쯤은 이름이 알리인 아들들의 신실한 아버지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언어와 인종, 종교를 넘어 친구가 됐고 헤어질 땐 너무도 아쉬워하며 포옹하고 등을 두드렸던 그들, 아부 알리에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죽지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들 곁을 결국 잠깐 있다 떠나온, 이라크가 어찌되든 괜찮을 수밖에 없는 이방인으로서 그녀는 회의감에 빠진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인들은 매 순간 생사의 귀로에 선다.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모욕적인 손짓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총에 맞아 뇌손상을 입은 한 소년은 “나는 태어나서 가족과 친척들이 죽는 것만 봐왔다. 기뻤던 순간은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이것이 그들의 삶이다. 강철로 만들어진 이스라엘 탱크에 돌멩이를 던진 소년이 맨몸으로 총알을 맞고 길바닥에 피를 흘리며 서서히 죽어가야만 현실.


전쟁은 이제 제발 그만!
독재의 핍박과 전쟁의 상처를 겪은 그곳 사람들을 보면서 작가는 미안해한다. 신문에서조차 소개되지 않는 팔레스타인 희생자들 이름을 몰라 미안하고, 늙은 여인에게 끔찍한 데리야씬 대학살을 증언하게 해서 미안하고, 이라크 문인들의 심포지엄에서 죽 한 그릇을 대접받는 것도 미안하다. 그들의 슬픔을 덜어줄 수 없어 안타깝고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굶주림과 분노에 찬 서민들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너무 편파적인 태도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지만 저자의 고뇌와 양심은 누구보다 진실하다. 어떤 분석적인 글보다도 그녀가 쏟아내는 말 한마디는 독자들에게 ‘NO WAR’를 깊숙히 각인시킨다. 이스라엘과 사담 후세인 그리고 미국에게 작가는 이렇게 외친다. “전쟁은 인류의 가장 치밀한 범죄!”








화제의 신간

우리 세계의 70가지 경이로운 건축물
닐 파킨 엮음 / 남경태 옮김/ 오늘의책/ 45,000원


피사의 사탑, 알람브라, 베르사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에펠 탑, 금문교, 자유의 여신상 등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건축물들은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지은 것일까?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28명의 건축가와 토목기사, 건축사가, 예술사가들이 참여해 70가지 건축물의 구상에서부터 설계, 건축 과정, 역사, 미학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설계도, 단면도, 사진 등 풍부한 도판도 함께 실렸다.


농땡이 사법연수생의 짜장면 비비는 法
정재민 지음/ 황매/ 8,800원


서울대 법과대학 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 현재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군법무관으로 있는 28세의 젊은 법조인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법연수원의 일상과 연수생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꾸몄다. 연수원 입소부터 1학기까지를 시간 순으로 구성했고 각 인물들의 개인사를 긴장과 재미를 섞어 적절히 배치했다.


CEO와 고객이 함께 읽는 고객만족 마케팅
계도원 지음/ 좋은책만들기/ 12,000원


에이프릴컨설팅그룹 대표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며 국제 e-비즈니스학회 부회장, 산자부 디자인브랜드 정책자문위원, 국가인증 서비스품질 심사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고객만족 마케팅'에 관한 이론과 사례를 상세히 설명한 책. 특히 공공부문 고객만족 마케팅 사례가 상세하게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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