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우란시선 기획전시 <Books and Things: 물아일체>가 오는 4월 13일(수)까지 연장한다.
전시 종료일은 2월 23일까지였으나, 코로나 상황 속에도 전시를 찾아준 관람객의 성원에 힘입어 연장 운영하기로 확정했다. 전시를 아직 관람하지 못한 많은 관람객에게 취향을 되새겨보고, 책가도의 아름다움을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 전시는 반복되는 일상 속 변주를 주는 ‘취향’의 힘. 취향 가득한 물건이 내 삶 한 켠을 채워갈 때 한층 풍요로운 기분을 느끼지는 않는지. 아름다운 오브제, 문방구, 옷, 또는 책이 주는 위안과 기쁨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 하나하나 사 모으는 것처럼, 조선시대 사람들은 내 옆에 두고 보고싶은 귀중한 물건과 소망이 담긴 상징물을 책가도에 담아 본인의 취향과 염원을 표현했다.

궁중에서 시작하여 양반사회를 거치며 민중에게도 큰 유행을 끌게 된 책가도는 서양식 투시 원근법 대신 화폭 안에서 훨씬 자유롭고 대담하게 쌓이고 나열되는 형식으로 바뀐다. 초기 화원이 그린 궁중 책가도와 멀어질수록 우리나라 책가도만의 독자적인 색깔이 더욱 강해진다. 궁중 책가도는 학문 숭상의 분위기와 고급 취향을 드러내는 목적이 강했다면, 일반 백성 사이에 유행한 책가도는 다산, 출세, 장수를 염원하는 기복적 성격이 강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책가도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책가도를 당대 취향이 담긴 하나의 표현으로 바라보고,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레이트마이너, 김덕용, 김동해, 이예승, 조성연, 채병록 6명의 작가가 책가도의 새로운 가능성과 현재적 가치를 찾아보려고 한다.
누구나 소유하고 있고 또 그 구성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자신만의 취향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책을 주제로 하여 김덕용 작가는 회화로, 조성연 작가는 사진으로 각각 본인만의 매체를 통해 현대인의 취향을 담아낸다.
공예 작업으로 우리 일상의 풍경을 표현하는 김동해 작가와 순수한 형태로부터 일상의 기쁨을 추구하는 그레이트마이너 작가는 설치, 오브제 작품을 통해 당대의 일상의 풍경과 대비되는 우리의 일상을 상상하게 한다.
채병록 디자이너는 책가도가 갖는 주요한 사상과 가치들을 텍스타일 기반 그래픽 작업을 통해 확장해간다. 마지막으로 증강현실을 이용해 과거와 현실 시간 속에서 대상과 자아를 마주하도록 하는 이예승 작가의 작품은 물아일체의 개념으로서 전시장에 위치한다.
<Books and Things: 물아일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우란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