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양대 공무원 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안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수령액이 더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5급 이하 공무원 임금 1.7% 인상안을 발표하자 하급 공무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합당한 수준의 보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쪽에선 본봉 등을 제외한 수당이 적지 않아 “결코 적은 월급이 아니다”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각종 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많은 것 아니냐고 지적이다.
실제 공무원 월급은 얼마일까?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일반직 9급 공무원 1호봉은 본봉이 168만6500원이다. 민간기업 기본급이라 할 수 있는 본봉만 놓고 보면 한 달 최저임금 191만4000원(209시간 근무 기준)보다 적어 보인다.
3일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가 공개한 자료에서도 서울시 9급 공무원 1호봉의 올해 8월 급여 실수령액은 168만원 수준으로 나타나 정부 통계와 거의 일치한다. 급여 총액은 201만원 가량인데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기여금 등 공제액을 뺀 순 지급액이 168만원대로 나타났다.
7급 1호봉(9급 3호봉)의 급여 실수령액도 175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9급 1호봉보다 7만원 정도 많은 수준이다.
서공노는 "9급 1호봉 실수령액을 올해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23만1000원 가량 적다"며 "한 마디로 참담한 수준이다. 이 나라의 하위직 공무원은 대체 어찌 살아가야 하나"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부는 5급 이하 공무원의 임금인상률을 올해 1.4%보다 0.3%포인트 높은 1.7%로 적용하는 내용의 '2023년 예산안'을 발표한 상태다. 4급 이상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장·차관 이상은 10%를 반납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명절휴가비, 상여금, 초과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공무원 급여의 실수령액이 더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정급처럼 받는 것을 포함해 총 18가지나 된다.
수당 가운데 직급보조비와 정액급식비는 ‘출근’만 하면 모든 공무원이 받는 돈이다. 또 9급 공무원은 누구나 설·추석에 연간 본봉의 60%를 명절휴가비로 받는다.
따라서 9급 공무원 월 보수는 본봉 168만6500원에 직급보조비 15만5000원, 정액급식비 14만원, 명절휴가비 등을 합해 세전 기준 최소 215만200원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한 시간에 1만4446원(5급)~9160원(9급)의 초과근무수당과 매년 하위 10%(C등급)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무원이 받는 성과상여금이 있다. 평균적으로 9급 247만~6급 470만원이다.
이밖에 근무연수에 따라 거의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정근수당이나 부양가족당 지원하는 가족수당, 위험·특수업무 종사에 붙는 수당 등도 있다.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연평균 100만원의 복지포인트나 건강검진(30만원), 콘도 이용권 등 수당 외 혜택도 다양하다.
온라인 상에서는 "공무원 월급에서 수당을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그 돈 받고도 일 할 사람이 줄 서 있는 게 현실이다", "사기업과 급여 인상률을 비교해선 안 된다", "수당까지 합하면 250만원 안팎은 될 것"이라는 등의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하지만 수당을 합해도 제세공과금으로 공제되는 부분을 감안하면 실제 받는 급여가 많지 않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로 공무원 수당은 직급·호봉·업무별로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같은 9급 1호봉이라도 보수가 들쭉날쭉하다.
시간외근무수당(9160원)은 내년 최저임금 시급(9620원)보다 낮다. 공무원은 최저임금법이 아닌 공무원법에 따라 급여를 받기때문이다.
서공노는 "공무원의 기본급은 적어도 수당을 많이 받지 않느냐는 논리를 펴는데 보수의 20~30%가 제세공과금으로 공제되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무원 평균 보수가 높다는 착시현상 때문에 하위직 공무원의 낮은 보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공무원 단체들과 연대해 다방면의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며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합당한 수준에서 결정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