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더 외로운 그들…"작은 관심으로 극단선택 예방 가능"

2022.09.10 16:49:09

매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불명예
정신, 경제, 질병 문제에 코로나 영향도
자살 사망 94%는 신호 보내…관심 필요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자살률 1위였다가 리투아니아가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2016~2017년 순위가 하락했지만 2018년부터 다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 탓에 향후 2~3년간 자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까지 나온다. 올해 9월10일은 추석과 동시에 세계 자살예방의 날로, 연휴 기간 가족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통계 최신 자료인 2020년 수치에서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1만3195명,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은 25.7명이다. 각각 전년대비 4.4%씩 감소했다. 특히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 31.7명과 비교하면 19.0% 줄었다.

국가별 연령 구조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연령표준화값을 활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9년 24.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자 평균 11.0명보다 2.2배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2016~2017년을 제외하면 매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세부적인 통계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0년 자살 사망 통계를 보면 남성이 68.9%인 9093명, 여성이 31.1%인 4102명인데 여성은 2018년부터 매년 자살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는 여성이 60.7%로 남성 39.3%보다 1.54배 많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통 자살이나 자해 시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데 치명상,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남성이 많다"고 했다.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80대 이상이 62.6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38.8명, 50대 30.5명, 60대 30.1명, 40대 29.2명, 30대 27.1명, 20대 21.7명, 10대 6.5명 순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자살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5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10년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청소년 사망자 중 자살 사망자 비율은 이 기간 33.7%에서 50.1%로 증가했다. 청소년 사망자 2명 중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미다.

자살의 동기를 보면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38.4%로 가장 많고 경제생활 문제 25.4%, 육체적 질병 문제 17.0%, 가정 문제 7.0%,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 3.9%, 남녀 문제 2.8% 등이다. 사망자 중 1명당 평균 3.1개의 사건을 동시에 경험했는데, 주요 사건은 가족관계(60.4%), 경제문제(59.8%), 직업 스트레스(59.2%) 순으로 많았다.

특히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우울감을 높였는데,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우울위험군은 5배, 자살생각률은 3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특히 통계적으로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가 닥치고 나서 2~3년 후에 자살 사망률이 증가해 향후 추이를 더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살 사망 및 시도는 본인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자살 사망자 유족의 83.3%는 우울, 60.9%는 중증 이상의 우울 상태였고 59.5%는 면담 당시 자살 생각이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자살 사망자 중 42.8%는 자살로 가족 또는 친구를 잃은 경험이 있는 유족이었다.

다만 자살 사망자의 94%는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관심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정부는 2018년 자살행동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 자살예방정책과를 수립하고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우울감, 고민이 있는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자살 요인을 개인의 심리적, 경제적 고통 때문에 발생하는 개별적인 현상으로 이해하여 개인의 나약함과 맹목성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자살의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주변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살 그 자체가 하나의 단위로 독자적인 특성, 사회적 특성을 갖기 때문에 자살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대책이나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6월부터는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으로 자살시도자와 그 가족 외에 정신건강 선별 검사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자살의도자도 긴급복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월 130만4900원의 생계지원도 3개월간 받을 수 있고, 3개월 이후에도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긴급지원심의위원회에 의한 심의를 거쳐 추가로 3개월 지원이 가능하다.

자살시도자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8월부터는 경찰·소방관이 자살시도자를 발견하면 당사자 동의없이도 자살예방센터 등에 관련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센터에서는 자살 위험성 심층조사를 실시해 치료비 지원, 위기상담서비스, 정신과적 치료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2018 자살행동기본계획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2023년부터 시행할 새로운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김도영 ink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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