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고 수습에 초당적 협력...정치일정 전면 중단

2022.10.31 06:58:49

각 당 지도부 행사‧축제 자제, 언행 주의 당부
국회, 다음달 1일 행안위서 현안 보고 받기로
국힘, “사고수습과 사상자 대책 최선 다하겠다”
민주, “정부 사고 수습‧치유에 초당적으로 협력”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여야 양당 지도부는 30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서울 이태원 참사와 관련,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대책 마련 논의에 집중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정치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 수습과 초당적 협력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그간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 서로를 향한 정치 공세를 일삼던 여야는 이날 정쟁을 자제하는 한편, 당분간 당 안팎의 정치 일정을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각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양당은 불요불급한 행사와 축제 자제를 지시하고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다음달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 정부로부터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긴급 비대위 회의를 소집해 집권 여당 차원에서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에 예정됐던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하고 당원과 소속 의원들에게 각각 불요불급한 행사·축제 자제, 일체의 정치·체육활동 중단, 애도 동참 등을 긴급 지시했다.

 

당 지도부는 각 시·도당 등에 보낸 공문에서 불필요한 공개 활동·사적 모임·음주·SNS 글 게시 등 자제, 공식 행사에서 검은 리본 패용, 정치 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 등 행동 수칙을 제시했다.
 

오전 긴급회의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참담한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많은 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여당은 사고수습, 사상자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 이 위난을 극복하는데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나 충격적이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를 드리고 조속한 신원확인을 통한 사고 수습, 그리고 후속대책 마련에 정부·여당이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모든 의원님은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 활동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사고 수습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출범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조강특위는 내달 1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당 지도부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부의 사태 수습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오전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하고 당내 대책기구도 구성했다.
 

이재명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놓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참혹한 일이 일어났다"며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 '이태원 참사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전국 위원장 후보자 합동 연설회 등 당내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또 정쟁성, 정치 구호성 현수막은 모두 철거하고 축제성 행사 역시 전면 취소하는 한편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 자제, 음주 및 취미활동 중단, 신중한 SNS 활동 등을 주문했다. 민주당 당 대표회의실 벽의 `야당탄압 규탄!` 문구가 적힌 배경은 흰색 가림막으로 덮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사고 피해를 수습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첫번째이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유가족 분들과 함께 애도해나가는 것이 두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책 기구와 별도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공유하기 위한 행안위 차원에서의 국회 소집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사고 수습을 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는 과제라서 초당적 협력을 한다는 것이 기본적 기조"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다음달 1일 국회 행안위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다.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이날 여야 간사 협의를 마친 뒤 "행안위 현안보고는 11월 1일 오후 2시에 실시하되 우선 사고의 수습과 피해자 및 피해 가족에 대한 필요한 조치가 먼저라는 것에 여야가 공감하고, 필수 현장 요원을 제외한 소수의 관련 정부 관계자만 참석시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공히 앞으로 예정된 정치 관련 일정을 전면 취소 또는 연기하면서 국가애도기간에 자당 인사가 물의를 빚지 않도록 강력한 내부 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로 시작된 사정정국으로 인해 여야간 대치 전선이 격화한 데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내달 3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초당적 협력의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가 2014년 30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 사고인 만큼 여야는 사고 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공언했으나 사고 수습과 책임 규명을 두고 공방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사고 수습과 추속 조치를 최우선 순위에 둔 정부 대처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당내 별도 기구를 구성해 피해 수습과 지원 대책 마련,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기때문이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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