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14일 첫 대좌…상호 협력‧국익 기싸움 예상

2022.11.11 07:34:34

중간선거‧당대회 등 국내 정치 이벤트 마무리
바이든 취임후 첫 대면…미중 관계 윤곽 주목
北도 논의 테이블에…美 “양국 협력 역사 있어”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좌한다.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인데, 각자 국내 중요 정치 이벤트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향후 양국 관계 윤곽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美中, 중간선거·당대회 마무리…협력 영역 확인하며 핵심 국익 '기싸움'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중국의 시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G20 계기 이번 정상회담은 이미 이전부터 꾸준히 관측됐으며, 이변이 없다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양 정상은 미국과 중국 간 소통의 선을 유지·심화하고,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며, 특히 국제사회에 영향을 주는 초국가적 도전을 비롯해 우리의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에서 협력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이 각각의 주요 국내 정치 이벤트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 행정부 성적평가 격인 중간선거를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치렀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8일의 (선거) 결과는 미국 국민이 바이든 대통령을 세계 무대에서 매우 강력한 위치에 서게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자평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순풍을 받으며 순방을 떠난다고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바이든 1기 임기 후반' 미국과 '시진핑 3기' 중국 간 관계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협력이 필요한 분야를 확인하되, 핵심 국가 이익이 걸린 경쟁 및 역내 문제에 관해서는 양보 없는 기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美中 우선순위 심도 있게 이해할 기회…소통선 개방 중요"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이번 미·중 대면 정상회담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소통선 개방 유지를 우선순위로 삼아 왔다"라며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정상 간보다 더 중요한 채널은 없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서로의 차이에 대응하고,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을 식별하기 위해 각각의 우선순위와 관심사를 더 잘 이해할 심도 있고 실질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한 뒤,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는 게 우리 국익에 부합하고, 세계가 기대하는 바"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날 "우리의 (대중국) 정책은 억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의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조치를 거론, "우리의 걱정은 특정 첨단 기술이 중국의 첨단 군사력에 응용되도록 투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는 표적화한 접근법"이라며 "이는 국가 안보와 군사 우려에 의한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최근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등 조치가 중국 경제나 중국 인민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설리번 보좌관은 관세 등 특정 주제를 두고 결과물을 도출하기보다는 다양한 영역에 대한 논의 자리가 되리라고 이번 회담 취지를 설명했다.

 

北 도발 고조, '협력 영역' 논의될 듯…안보리 비협조 논의 주목

 

최근 들어 부쩍 수위가 높아진 북한의 도발은 양국의 대표적인 '협력 영역'으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양 정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북한의 도발 등 다양한 지역적·세계적 문제를 논의하리라고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들어 한국은 물론 미국 군 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정치적 결단만 남겨뒀다는 공통된 평가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0월 중국 당대회 이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핵실험을 하리라는 전망도 했었지만, 아직 북한은 실험을 단행하지 않았다.

 

행정부 당국자는 이날 "중국과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한 역사가 있다"라며 "확실히 육자회담은 우리 중 다수가 일했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중 양국이)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전적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정신으로 (북한 문제에 관한) 대화에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은 세계 비확산 규범에 관한 약속을 보유한다"라며 "이는 중국이 역사적으로 지지해온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중국은 그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추가 제재 움직임을 번번이 무산시켜 왔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 책임을 미국과 동맹에 돌리기도 부지기수다. 이에 중국의 '안보리 비협조'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될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레드라인" 언급한 바이든…美 "대만에 정상회담 결과 공유"

 

지난여름 양국 관계를 급속도로 냉각시킨 대만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전날인 9일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하리라고 확신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의 레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라며 양국 핵심 국익을 언급했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위협하는 중국의 활동에 관한 다양한 우려는 물론 인권 문제 우려, 중국의 해로운 경제 관행에 관한 우리와 동맹·파트너의 오랜 우려를 솔직하게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중국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특정 협력 영역에서 통신선을 차단한 점은 매우 유감"이라며 "부적절한 과잉반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장의 시기에 소통 채널, 특히 군 대 군 채널이 꺼졌다 켜졌다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이번 회담의 결과를 행정부 차원에서 대만에 브리핑해 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대한 우리의 지지와 관련, 그들(대만)은 미국의 입장에 매우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 '우크라 침공'도 논의…美 "세계 각국 더 많은 일 해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간 향후 밀착 행보 여부에 꾸준히 우려를 표해 왔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과 그 우려를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말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양측이 지난 3월 화상 통화와 7월 통화 등에서 몇 차례 대화를 나눴던 화제", "정상 간 계속되는 대화 일부"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몇 달 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화한 이래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할 군사 물품이나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라며 "(대러) 제재를 상쇄하거나 약화하려는 대규모의 노력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론 중국은 지난 여러 달 계속해서 러시아와 경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러시아에 전쟁 종식을 설득하기 위해 세계의 모든 국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취지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세부적으로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최근 중국·독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시 주석이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에 반대했다는 점을 거론, "우리가 본 또 다른 긍정적 신호"라며 당시 두 정상 대화가 건설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美中 정상회담 전날 韓美日 회담…핵심 의제 조율 주목

 

한편 미·중 정상회담 전날인 13일에는 한·미·일 정상이 캄보디아에서 삼자 및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백악관은 앞서 한·미·일 삼자 정상회담 계획을 밝히며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을 논의하리라고 예고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 이날 브리핑에서 "사이버 영역에서 북한이 제기하는 더 광범위한 위협은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간 (논의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7차 핵실험 우려에 더해 추가 장거리미사일 실험 가능성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일) 삼자 회담은 삼자 관계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이 밖에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삼자 협력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삼자 정상회담에서 대중국 핵심 의제에 관한 입장 조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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