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9일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남긴 6쪽 분량의 유서에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남겼다고 한다.

유서에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유서 공개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전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그는 퇴임 직전인 지난해 12월26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차례 검찰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었던 2015~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3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또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쌍방울 그룹 전 비서실장은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전씨가 조문을 왔으며, 명함과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줘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조문 당사자로 지목된 전씨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씨 유족은 “(전씨가)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전씨는 쌍방울 그룹 수사 관련해서는 수사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경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유능했다”며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느냐.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수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인가”라며 “검찰의 미친 칼질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전 씨의 빈소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