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성동 기자] 대구 도심 한복판, 시민 산책로와 전통시장이 맞닿은 중앙공원 인근 골목에 이른바 ‘시니어 쉼터’를 표방한 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외관상 간판에는 “시니어쉼터”, “노인 쉼터”, “치매예방 놀이센터” 등 노년층 여가·건강 프로그램을 내세운 문구가 선명하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일부 업소 내부에는 다수의 원탁이 빼곡히 놓여 있고, 고스톱 등 사행성 게임이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 간판은 ‘치매예방’, 내부는 원탁 수십 개
현장을 찾은 기자가 확인한 한 업소는 1층 출입구 상단에 ‘시니어쉼터’ 문구와 함께 “치매예방 놀이·손운동 센터”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있었다. 그러나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실내에는 소형 원탁 여러 개가 일정 간격으로 배치돼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화투패로 보이는 물품이 놓여 있었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인근 상인 A씨는 “낮 시간에도 어르신들이 계속 드나들고, 저녁이 되면 더 붐빈다”며 “겉으로는 쉼터라지만 사실상 화투 치는 곳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한 골목에 비슷한 형태의 업소가 여러 곳 있다. 원탁이 5~6개씩 놓인 곳도 있고, 더 많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 ‘합법 여가’ 주장 vs. ‘사행성 도박’ 의혹
업주 측은 “어르신들이 모여 소일거리로 놀이를 즐기는 공간일 뿐, 금전 거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단순 오락 목적의 화투·장기·바둑 등은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품이 오갈 경우다. 형법 제246조(도박)에 따르면 일시 오락이 아닌 재산상 이익을 걸고 반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특히 영리 목적의 장소 제공은 도박개장죄(형법 제247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 친목 활동과 도박은 명확히 구분된다”며 “금전이 오가거나, 업주가 수수료·.판돈 일부를 취하는 구조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령층 대상 ‘음성적 사행’ 우려
전문가들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음성적 사행 행위가 사회적 취약성을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인 빈곤율이 높은 현실에서 소액이라도 반복적 금전 거래는 생활고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복지학 교수는 “노인 여가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행성 요소가 개입되면 중독과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실태 점검과 대안적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단속 사각지대 논란… 지자체 “실태 파악 중”
관할 구청과 경찰은 "신고가 들어오고 구체적 위법 정황이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적 공간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소액 도박은 적발이 쉽지 않아 단속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대구 중구청은 지속적으로 방문.점검하여야 되는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든다
중앙공원 인근에서 확인된 유사 업소는 한두 곳이 아니라는 것이 주민들 증언이다.
간판에는 ‘쉼터’ ‘놀이센터’ 등 긍정적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 운영 방식이 법 테두리를 벗어났는지 여부는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심 속 ‘노인 쉼터’가 진정한 여가 공간인지, 아니면 사행성 영업의 위장 간판인지. 관계 당국의 명확한 실태 조사와 투명한 결과 공개가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