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한심한 한나라”

2010.07.22 10:32:32

전대는 끝났지만 한나라당 지도부의 불협화음.

전대는 끝났지만 여당 지도부의 불협화음도 큰 문제다. 우선, 2%대로 안상수 대표에게 뒤진 홍준표 최고위원과 안 대표간에 신경전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18일 저녁 안 대표는 홍 최고위원과의 저녁 자리에서“쌓인 감정이 있더라도 다 털고 잘해보자”고 말했지만 홍 최고위원은 “대표님께 개인적 감정은 없다”면서도 “다만 전대 때 대표님을 도운 일부 사람에 대해선 내일 최고위원회의 때 한마디 하고 넘어 가겠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다음날 비공개 당 회의에서 안 대표 측근 인사들을 비판했다.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의원들에게 자신에 대해 험담했고 대한약사회장 출신인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이 약사회에 가서 자신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사자들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분위기가 험악했지만 안 대표는 “오해가 있다면 이제 다 풀고 가자”며 양측을 다독여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홍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당헌 당규에 당직약속금지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면 당직매수 행위가 된다”며 전대 때 안 대표를 도운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서 배제하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당직 인선은 현재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고 있다. 여러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두루 듣겠다”고 말했다.

표면상으로는 수습되는 모습이지만 내홍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16일 안 대표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15일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옛날 야당 시절에 하던 비주류를 지금부터 해보겠다”고 밝힌 이후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내대표 시절처럼 당을 청와대 집행기구로 전락시키고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스럽게 이뤄져 변화와 쇄신이 안될 것이라는 걱정에서 한 말”이라면서 전대는 받아들이지만 안상수 체제의 정당성 문제는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홍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제기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전대용 발언으로 진정성이 담겨있지 않다고 본다”고 비난했고, 보수 대통합 주장과 관련해서도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임명 등에 대해선 경선캠프에 참여한 인사를 당직에 앉힌 것은 당헌ㆍ당규 위반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비주류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안 대표가 얻은 득표율이 20% 남짓 된다”면서 “80%의 대의원들과 국민들은 변화와 쇄신 등을 지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총리론도 논란꺼리다. 친박계에서는 "왜자꾸 당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총리론을 꺼내드냐"고 하지만 안상수 대표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그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과 관련, "무엇보다 양쪽이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고 만남 뒤 양쪽의 발표 내용도 달라선 안 되기 때문에 서둘러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그동안 두 분의 회동을 놓고 오해가 많지 않았느냐"며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을 7.28 재보선 전후로 잡은 것도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실장도 모르게 비공개로 전광석화와 같이 두 분의 회동을 주선한 것이며, 지난 16일 박 전 대표를 만나서도 `내일 대통령을 만나 (두 분의 만남을) 얘기할 것'이라고 미리 말했다"고 소개했다.

안 대표는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선 "박 전 대표를 만났을 때 `당원들의 바람'이라며 총리를 맡는 게 좋겠다고 말했으나, 박 전 대표가 원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이제는 끝난 문제"라며 "따라서 대통령께도 전후 사정은 설명했지만 `박근혜 총리'를 건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성으로 당· 정· 청 화합카드의 방편을 말하면서 '박근혜 총리론'을 꺼내들었기도 하다.

안 대표는 지난 15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총리를 함으로써 국정 경험을 쌓고 그것이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어 "기본적으로 정치 총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제는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무적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박 전 대표를 곧 한번 찾아뵐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명박 정부 집권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와 '종교파문', '당청간 소통부재' 지적에 대해 그동안 "정무장관직을 부활시켜 정무라인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근혜 총리론'도 같은 맥락의 평소 지론에서 나온 방안으로 풀이된다.《자세한 내용은 주간 시사뉴스 창간 22주년 379호 특집에서 이어 집니다》

김부삼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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