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의 두 번째 감독작 ‘굿 나잇 앤 굿 럭’

2006.03.17 10:03:03

1935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 중 하나인 CBS에서 뉴스앵커로 명성을 날렸던 실존인물 에드워드 R. 머로우. 머로우와 프로듀서 프레드 프렌들리는 인기 뉴스 다큐멘터리인 ‘SEE IT NOW’를 진행하며, 매 회마다 정치 사회적인 뜨거운 이슈를 던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굿 나잇 앤 굿 럭‘은 1950년대 초반, 미국 사회를 레드 컴플렉스에 빠뜨렸던 맥카시 열풍의 장본인 조셉 맥카시 상원의원과 언론의 양심을 대변했던 에드워드 머로우 뉴스 팀의 대결을 다룬 조지 클루니의 두 번째 감독작이다. 베니스 영화제 등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 및 노미네이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록 영상과 연출 화면을 뒤섞어
조셉 매카시 의원은 공산주의자 및 친 공산주의자들을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반 사회적 스파이들로 규정하고, 사회 각 분야에 걸쳐서 대대적인 빨갱이 색출 작업에 열을 올린다. 극에 달한 맥카시의 레드 혐오증으로 인해, 공산주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들까지 빨갱이로 몰리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감히 그와 맞서려는 자들이 없는 상황. 이때 바른 말 잘 하는 머로우와 그의 뉴스 팀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맥카시의 부당함에 정면으로 도전, 마침내 그를 몰락시키고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권리를 되찾는데 공헌 한다.
영화는 50년 전 미국의 현실을 통해 이 시대 한국에도 유효한 저널리즘의 본질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굵직한 성찰을 보여준다. 방송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기록 영상과 연출된 영상을 절묘하게 뒤섞은 연출법은 흥미롭다.
영화 속 맥카시 상원의원의 모습은 실제 그 당시 영상을 이용해 제작됐으며 영화 속 ‘See It Now’ 세트는 고증을 거쳐 복원돼 카메라가 어떤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심지어는 소품 담당이 대본 날짜와 동일한 기사가 실린 1950년대 초 신문을 공수해 와 뛰어난 디테일을 선보였다고 한다. 영화는 인물들의 사생활에는 무관심하다. 감독은 텔레비전 사건에 관한 특정 이야기로서 텔레비전에 나타난 순간만을 구현하고자 한다.

데이빗 스트라던의 눈부신 연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굿 나잇 앤 굿 럭’ 외에도 맷 데이먼과 함께 출연한 영화 ‘시리아나’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파워를 확인하기도 한 클루니는 이 영화로 로버트 레드포드, 워런 비티, 캐빈코스트너, 멜깁슨,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의 뒤를 잇는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출신 감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감각적인 연출 못지않게 묵직한 연기는 ‘굿 나잇 앤 굿 럭’의 포인트. 에드워드 머로우를 연기한 데이빗 스트라던의 연기는 영화에 결정적 힘을 실어준다. 스트라던은 ‘다른별에서 온 형제’ ‘메이트원’ ‘꿈꾸는 도시’ 등 존 세일즈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시드니 폴락의 ‘야망의 함정’을 비롯, 팀로빈슨 감독의 ‘밥로버츠’, 커스틴 핸슨의 ‘LA 컨피덴셜’, 그리고 가장 최근작으로는 필립 카우프만의 ‘블랙아웃’에서 그가 가진 특유의 카리스마를 과시한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 차분한 가운데 강인함이 느껴지는 연기로 이전 영화에서 쌓아온 내공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연기 경력에 만만치 않은 관록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언터쳐블’, ‘쥬만지’, ‘그린 마일’, ‘스테이션 에이전트’ 등으로 알려진 페트리시아 클락슨이 셸리 베르쉬바 역을 맡았으며 ‘미친 주부의 일기’의 프랭크 란젤라가 ‘퍼펙트 워리어’ 이후이 영화에서 윌리엄 페일리 역으로 5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덤 앤 더머’에서 짐 캐리와 함께 호흡을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긴 제프 다니엘스도 출연한다. 다니엘스는 데보라 윙거와 함께 한 ‘애정의 조건’으로 오스카상을 받기도 했고, 우디 알렌의 ‘카이로의 붉은 장미’, 조나단 드미 감독의 로드 무비 ‘썸씽 와일드’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왔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시그 미켈슨을 맡았다.
‘찰리 채플린’ ‘숏컷’ ‘내츄럴 본 킬러’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조이 베르쉬바 역으로 등장하고, 조지 클루니가 프레드 프렌들리 역을 맡았다.

방과 후 옥상
감독 : 이석훈
배우 : 봉태규, 남궁달, 김태현
왕따의 천성을 타고난 것도 아니오, 못된 짓을 골라 삼아 친구들을 괴롭혀온 것도 아닌데 평생 따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불쌍한 남궁달. 다만 남궁달이 타고난 죄목이 있다면 하는 일 마다 꼬이고, 재수가 없다는 것 단지 그것뿐이다. 따돌이 신세를 면해보기 위해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남궁달은 역시나 전학 첫 날부터 학교 짱을 건드리는 난감한 사고를 치고, 7교시가 끝나면 ‘끌려올라가 실려 내려온다’는 공포의 장소 ‘옥상’으로 데드맨 워킹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영화는 ‘방과후 옥상’을 피해보기 위해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상상 가능한 것부터 상상 불가능한 것까지 모든 기지를 총동원, ‘데드라인 4시’를 어떻게든 피해야만 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 희대의 불운아 남궁달의 전학 첫날 하루를 그려낸 엎친데 덮친 사면초가 코미디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감독 : 이하
배우 : 문소리, 조은숙, 지진희
여교수와 그녀의 은밀한 매력에 빠진 다섯 남자가 벌이는 애정행각이라는 소재는 자못 파격적이다. 1:5라는 숫자의 과감함 뿐 아니라, 교권의 최상층에 위치하는 교수 타이틀을 달고 다섯 남자를 거느리는 여성 캐릭터 역시 유례없는 야릇함을 풍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진짜 매력은 진심과 가식이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롭고 유쾌한 접근이다. 다섯 남자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화무쌍하게 대처하는 여교수의 태도를 가식이라 하기엔,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진심 그 자체다. 여교수를 향한 남자들도 마찬가지. 노골적임이 당당하다 못해 당황스러운 정도인 그들의 가식은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애타는 진심의 다른 모습이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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