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MBC TV가 지상파 3사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2010년 SBS가 남아공 월드컵을 독점 중계하자 MBC는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김성주(42) 아나운서와 차범근(61) 해설위원을 앞세워 압도적인 시청률을 올리며 '월드컵은 MBC'라는 얘기를 들었던 MBC다.
8년을 와신상담한 MBC는 김성주를 비롯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송종국, 안정환 해설위원을 영입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특히 김성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2012년 MBC노조 파업 당시 런던올림픽을 중계했고,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활약한 김성주를 MBC는 재신임했다.
김성주와 함께 오랜 기간 축구 중계를 해온 서형욱(39)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해설을 하면서 마흔 명이 넘는 아나운서와 중계했지만 김성주 캐스터처럼 준비를 많이 하는 아나운서는 본 적이 없다"며 "풍부한 중계 경험에 이런 노력도 겹쳐져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주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를 중계하는 김정근(37) 아나운서는 "김성주 선배가 경기를 긴박감 있게 끌어가는 요령이라든가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며 "최고의 중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MBC의 또 다른 월드컵 카드는 안정환(38)과 송종국(35) 두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해설위원으로 영입한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 공격수와 수비수로 참가해 4강 기적을 이룬 두 사람은 이번에는 그라운드가 아닌 중계석에서 호흡을 맞춘다.
송종국 해설위원은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국가대표팀의 A매치 중계를 여러차례 경험했다.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방송 메카니즘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평가다. 안정환 위원은 아직 해설 초보 단계이기는 하나 운동장에서 보여준 천재성을 중계 박스에서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한 분야에서 뛰어났던 사람은 뭘 해도 잘 하는 것 같다"는 게 김성주 캐스터의 평가다.
김성주 캐스터는 "송종국 위원은 시청자들이 몰랐던 경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을 해주는 섬세함, 안정환 위원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경기를 읽어내는 기발함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안정환·송종국의 두 해설위원의 정보력도 강점이다. 이들은 홍명보(45)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2002 월드컵을 포함해 수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이다. 김성수 캐스터는 "현재 각 방송사 해설위원 중에서 홍명보 감독과 가장 가까이에서 연락을 취하고, 정보를 얻어올 수 있는 사람은 안정환, 송종국 두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안 해설은 홍명보 감독, 송 해설은 대표팀 선수들에게서 고급 정보를 빼온다"며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를 중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근, 허일후(33), 김나진(34) 아나운서는 히든카드다.
이들은 젊다. 브라질은 큰 나라다. 옮겨 다니면서 경기를 하는 월드컵의 특성상 이동 거리가 큰 브라질 월드컵은 중계진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준다. 비행기로 두 시간을 넘게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경기장이 있기 때문에 중계를 위해서는 경기 당일 앞뒤로 하루가 비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젊은 아나운서들이 발로 뛰어 브라질 전역을 커버한다는 전략이다.
김성주 캐스터는 "한라산 정상을 다함께 올라갈 수 있는 월드컵 중계진은 없다"며 "김정근, 허일후, 김나진의 기동력은 MBC 월드컵 중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알렸다. 14일 MBC 월드컵 중계진 전원은 한라산 정상에 올라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8강을 기원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김성주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들의 중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중계진의 젊은 호흡이 MBC를 월드컵 중계 최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은 6월13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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