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최대 음원사이트라는 이유로 음원사재기 의혹의 표적이 되고 있는 멜론이 차트의 신뢰도를 거듭 강조했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신원수(52) 대표이사는 12일 '멜론 빅데이터 개방' 1주년을 계기로 "음원 사재기에 대한 내용이 왜곡돼 전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론이 최근 내세우고 있는 것은 빅데이터. 생성 주기가 짧고,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것이다. 멜론은 이를 토대로 소비자와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특히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빅데이터의 순도에 따른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돼왔다.
최근 멜론에서 수 천 개 '유령 ID'가 확인됐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의혹은 더욱 부풀려졌다. 특정 ID에 숫자를 붙여 만드는 유령 ID들이 특정 가수(팀)의 곡을 동시 다발적으로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그러나 "이미 조직 내에 데이터 분석팀을 두고 가비지 데이터(Garbage Data)에 대한 클리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데이터의 순도를 왜곡하는 '쓰레기 데이터'를 걸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유령ID)에 대한 필터링이 진행 중이고 시스템에서 연달아 걸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제도적인 것, 즉 고객의 정보를 취득하고 정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는 판단이다.
또 음원 사재기 시도가 빅데이터 활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어렵다면서도 '가비지 데이터'와 경계를 짓기가 모호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특정 가수의 팬덤이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을 늘리는 경우다.
신 대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완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합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원차트 왜곡 시비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멜론은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데이터다. 1000~2000명의 가비지 데이터가 들어와 의미를 퇴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클리닝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으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음원 차트를 왜곡하고 있는 또 다른 원흉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음원차트의 맨 위에 노출되는 추천제도다. 특히 멜론은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신 대표는 업계의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 '추천 제도'가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개선돼야 하지만, 추천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형기획사나 인디뮤지션이나 내 음악을 알리는 기회를 어떻게 유효하게 잘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소비자가 듣지 않은 것을 효과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정된 페이지에 노출되는 곡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자원이 할당돼 있다는 것을 풀기 위해서는 공정성과 합리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추천 방식을 다양화하고 고도화할 생각이다. 인위적이고 특정한 선택에 의해서 공정성이나 합리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소지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어떤 음원을 듣는지 매핑(도표화)을 해서 이르면 연내 또는 연초에 (추천제도에 대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할 것이다."
빅데이터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한 로엔엔터테인먼트 멜론사업부문 이제욱 부문장도 최근 추천곡 제도가 화두가 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개별 취향을 분석, 개인화 추천 시스템 도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신 대표는 추천제도로 인한 순위 왜곡에 대한 인식은 과장됐다고 본다. "엠넷과 KT 역시 음원사이트 운영과 함께 음원을 유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운영하는 차트를 봐도 로엔이 유통한 음원들이 비중이 높다. 1~100위를 볼 때 우리가 유통한 것이 50% 이상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설립 11주년을 맞은 멜론은 10년간 서비스 운영을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를 뮤지션(기획사)에 공개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음악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MLCP(Music Life Connected Platform)'을 지난해 론칭했다.
멜론은 이날 현재까지 612개 연예기획사와 2만2000명의 뮤지션이 이 플랫폼의 파트너센터에 등록해 여러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 가운데 79.3%는 그 동안 미디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뮤지션"이라며 "이는 파트너센터를 통해 팬 또는 잠재 팬들에 접근 및 소통이 가능하고, 높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연 콘텐츠를 멜론에 직접 게시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인디뮤지션, 해외 아티스트의 팬과 음원 소비도 늘었다"고 부연했다. 인디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 인디싱어송라이터 허지영,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 등을 예로 들었다.
이후 모바일 팬 커뮤니티 '멜론아지톡', MD몰 '멜론쇼핑', 이용자 참여 UGC 플랫폼 '멜론쇼윙', 공연의 티켓을 살 수 있는 '멜론티켓' 등 빅데이터 기반의 여러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