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왕순 칼럼】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가 새 희망을 준비하자

2022.12.15 18:53:30

임인년 (壬寅年) 검은 호랑이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2022년 1월 1일,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우리는 더 나은 변화와 희망을 꿈꾸었다. 특히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본선에 진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선 경쟁이 본격 시작되었다.

 

대선 과정은 치열했으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국민과 국가의 미래가 아니라 후보의 부정적인 과거만 부각하는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부정부패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무단 사용’ 등이, 검찰 출신인 윤 후보의 경우 ‘검언유착 의혹’, ‘무속 논란’ 등이 최고 이슈였다. 대선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정책이나 비전은 없다.

 

투표율은 예상보다 높은 77.1%였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의미다. 선거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이재명 후보 47.83%, 윤석열 후보 48.56% 득표로 0.73% 차이로 윤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47,077표 차로 승자가 결정된 것이다. 대선 결과는 국론을 양분시켰다. 그 어느 때보다 국론통합이 중요했다. 그러나 대의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대통령과 이 후보의 정치재개가 진영과 대결 정치, 협치가 불가능한 싸움판을 만들었다. 
 

협치를 가로막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협치를 준비하기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밀어붙이며, 취임 전부터 정쟁의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대통령실과 내각 그리고 주요 권력기관의 인사에서 ‘전문성’보다 검찰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윤 정부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을 수사하며 과거 정부와 싸우고, 맹목적인 한미동맹과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으로 신냉전체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는 다수 국민의 바람에 역행했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취임 100일이 되기 전에 20%대로 추락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협치보다는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치는 반쪽짜리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역시 과반을 넘는 제1당의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를 비판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협력하는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물론 '정치적 수사'로 의심받을 만한 정권에 공격에 협치보다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이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연고 없는 인천 계양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당 대표에 출마한 정치 행보가 지금의 상황을 예고한 측면이 없지 않다.
 

대결 정치 속 피폐해지는 국민의 삶

 

정치권은 매일 싸우고 있다. 싸우는 동안 국민의 삶은 시간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시대를 맞아 생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의 행진속에 가계별 수입이 줄고, 일자리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담보대출 등 악성 가계부채가 파산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희망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권력의 무능으로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우리의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았고, 주무장관인 행안부 장관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심지어 국민의힘 권성동‧송언석 국회의원과 김미나 창원시의원 등은 패륜적인 말과 글로 유가족들을 폄훼하며 2차 가해하고 있다. 

 

2023년을 전망해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올해보다 더 싸우며 밥그릇 챙기기를 할 것이다. ‘국회를 해산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방도가 없다. 오직 선거만이 판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승자독식 양당정치를 유지하는 선거법으로 또 총선을 치러봐야 그 결과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이 뻔하다. 
 

협치가 가능한 정치개혁을 준비하자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제 주권자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는 국회를 구성해 협치가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심에 역행하거나 자격이 없는 국회의원은 주권자가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거대 양당만 보지 말고, 우리 삶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희망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통제하는 개헌과 승자독식 양당정치를 끝내는 선거법 등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그것을 할 사람은 우리, 주권자인 국민밖에 없다. 정치권이 셀프 개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힘든 한해였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내년을 준비하자. 진영에서 빠져나와 우리의 삶을 바꾸고,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줄 정치개혁을 준비하자.


글쓴이=백왕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전 내일신문 기자

전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부소장

전 평화재단 통일의병 대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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