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돋보기】 사람의 온기, 그 고전적 감동에 대해 <바튼 아카데미>

2024.02.05 14:49:01

알렉산더 페인 스타일의 코미디 휴먼 드라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70년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 바튼 아카데미, 겨울 방학을 맞아 모두가 떠나고 학교에 남게 된 역사 선생님 폴과 문제아 털리, 주방장 메리가 특별한 방학을 보낸다.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수상작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폴 지아마티가 재회한 신작으로, 제81회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및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원치 않았던 동고동락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가 떠난 바튼 아카데미. 괴팍한 역사 선생님 폴은 상원의원의 아들을 낙제시킨 대가로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갈 곳 없는 학생들을 돌보는 일을 떠맡는다. 학교의 주방장 메리는 얼마 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외동 아들 커티스를 잃고 혼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학교에 머물기로 선택한다. 똑똑한 머리를 지녔지만, 마음의 상처가 많은 2학년 문제아 털리는 가족들과 함께 세인트키츠에 갈 생각에 들떴지만, 계획이 무산되고 모두가 떠난 학교에 남게 된다. 세 사람은 원치 않았던 동고동락을 시작하게 되고, 예상치 못한 순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특유의 유머와 잔잔하고 인간적인 감성으로 상처를 보듬고 위로를 전하는 알렉산더 페인의 강점이 잘 살아있는 영화다. 계급적 문제를 포함한 갈등과 통찰이 있고 전개가 다소 진부하지만 유쾌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영리하게 균형을 맞춘다. 


<킹메이커> <노예 12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폴 지아마티가 고집불통인 성격 탓에 모두에게 미움을 받지만, 내면에 숨겨진 따뜻함을 지닌 인물 폴 허넘을 연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을 비롯 유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브로드웨이 데뷔작 <고스트>로 토니상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르며, <로스트 시티> <더 길티> <굿 와이프> 등에서 열연한 더바인 조이 랜돌프가 메리 역에 캐스팅됐다. 베트남전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지닌 엄마 메리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을 비롯, 다수의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슬픔과 상처가 많은 반항아 캐릭터 털리 역은 신예 도미닉 세사가 맡았다. 단 한 번도 카메라 앞에 서 본 적 없는 도미닉 세사는 영화의 촬영지인 디어필드 아카데미의 졸업반으로, 여러 번의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감성


<바튼 아카데미>는 단 한 번의 스튜디오 촬영 없이 100% 메사추세츠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으로 제작됐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라이언 워런 스미스 미술감독은 로케이션을 답사하는데 수개월을 보내 촬영 장소들을 찾아냈다. 라이언 워런 스미스 미술감독은 학교 건물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과거의 사진들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시각적인 부분들을 참조하기 위한 룩북을 만들었다. 밝은 톤의 파란색, 노란색, 그리고 파스텔 색상을 평소보다 많이 활용해 실제 7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와 같은 색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의상 디자인을 맡은 웬디 척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함께 오래된 졸업 앨범들을 보며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는 히피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화려한 패션이 유행했지만, 바튼 아카데미는 패션 리더들이 아닌 클래식과 유행을 타지 않는 프레피 스타일의 본거지였다. 영화는 시대상을 반영해 캐릭터의 성격에 맞는 패션으로 리얼리티를 배가시켰다. 또한, 스크린으로 보이는 화면의 질감과 사운드, 음악 역시 1970년대의 정신과 느낌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길 브릴드 촬영 감독은 1970년대에 사용했던 카메라 렌즈로 촬영을 했지만, 시대물에 걸맞는 적절한 필름 그레인과 대비를 위해, 후반 작업팀이 광범위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로도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많은 디졸브 효과를 사용해 당시의 느낌을 강화했다. 

 

 

사운드 또한 당시를 재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몸에 밀착해 착용한 라브(무선 마이크)와 멀리 설치된 붐 마이크를 혼합했다. 카메라가 주는 원근감과 실내 공간의 음향은 붐 마이크로 녹음하고, 단어의 존재감과 명확성은 라브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음악은 겨울방학이라는 설정을 시작점으로 삼았고, 베이스와 알토 플루트, 심발롬, 토이 트럼펫, 막소폰과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악기들과 피아노, 아코디언, 기타 등의 현악기를 결합했다. 여기에 강렬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악으로 진정성을 높였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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