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지닌 네 사람
크라이스텐은 덴마크의 남쪽 섬 출신이지만, 코펜하겐으로 와서 직장도 잡고, 회사 사장 딸과 결혼식을 막 올린,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청년이다.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을 찾아 시골 농장으로 떠나게 된다. 홀로 남은 정신지체 장애인인 형 루드를 혼자 둘 수 없게 된 크라이스텐은, 형을 돌보며 집안 일을 해 줄 사람을 찾아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내게 된다.
코펜하겐에서 고급 콜걸로 일하면서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리바는 스토커의 음란전화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지긋지긋한 직업과 끈질긴 스토킹으로부터 벗어나고만 싶은 리바는 가정부를 구하는 신문광고를 보고 농장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학교에서 퇴학당한 리바의 말썽쟁이 남동생 비야크까지 농장에 합류하면서 크라이스텐, 리바, 루드, 비야크, 이렇게 네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각자 말 못할 비밀과 깊은 슬픔을 지니고 있는 네 사람 사이에는 평범하지 않은 우정과 예기치 못한 애정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한다.
북유럽판 ‘가족의 탄생’
‘미후네’는 북유럽판 ‘가족의 탄생’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만남과 결코 평범하지도 않고 예상하기도 힘든 영화의 줄거리로 아름다운 가족애를 담아낸다. 주인공들은 누구보다 외롭고 지친 인물들이다. 고급 콜걸, 정신지체 장애인, 반항기의 청소년, 그리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주인공까지. 우연하게 혹은 필연적으로 모인 이들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외로운 사람들의 따뜻한 만남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훈훈한 감동이 있는 휴먼 드라마로 풀어내는 영화 ‘미후네’는 북유럽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엉뚱한 유머를 곳곳에 숨겨 놓아,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는 특히 안데르센의 동화 속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북유럽 국가 덴마크의 아름다운 그림 같은 전원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인공광을 배제한 도그마 특유의 영상 기법으로 잡아낸 꿈꾸는 듯한 초록빛과 황금빛 들판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연에 존재하는 빛만을 사용하는 동시에 어두움을 잘 조화시켜서 햇빛의 명멸이나 촛불의 흔들림 같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영상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만드는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따뜻한 로맨티시즘과 자연주의가 결합된 북유럽 특유의 감성적인 영상은 스웨덴 영화인 ‘엘비라 마디간’이나 스웨덴과 덴마크 합작 영화인 ‘정복자 펠레’ 등 북유럽 전원의 낭만적인 풍경을 연상시키는 그림 같은 화면을 선사한다.
순수한 영상과 대중성의 만남
미후네’는 마치 이야기의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리얼한 느낌을 전해주는 동시에, 캐릭터들의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전달한다. 인위적인 요소들이 배제됨으로써, 관객들은 음악이나 특수효과로 ‘주입되는’감정이 아닌, 도그마 영화만의 내추럴하고 신선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예측 불가능한 전개, 개성이 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캐릭터들, 탄탄한 연기력,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미후네’는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강점으로 대중성을 갖춘 로맨틱하고 친근한 도그마 영화다.
도그마 1995는 영화탄생 100주년 이기도 했던 1995년 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라스 폰 트리에, 토마스 빈터베르그 등의 젊은 덴마크 감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선언이다. 도그마의 조약이라고 할 수 있는 ‘순수의 서약’은 인공조명 금지, 인위적인 음악 삽입 금지, 카메라는 핸드헬드로만 촬영하기 등의 제약을 통해 순수한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 도그마의 세 번째 영화인 소렌 카우 야콥슨의 ‘미후네’는 도그마의 전작들과는 달리 따뜻하고 인간적인 감동을 선사해 제 49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비롯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미후네’의 매력은 도그마 특유의 인공 조명이나 특수 효과를 배제한 자연스러운 영상미와 도그마를 뛰어넘는 대중성에 있다.
1724 기방난동사건
감 독 : 여균동 배 우 : 이정재, 김석훈, 김옥빈, 이원종

과속스캔들
감 독 : 강형철 배 우 :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