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벚꽃이 손짓하는 계절이다. 합천호의 전경과 어우러지는 백리벚꽃길, 국내에서 가장 긴 벚꽃길로 유명한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 남해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 왕지 벚꽃길 등 벚꽃 개화 시기인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드라이브하기 좋은 장소를 소개한다.
문화재와 함께 관람
대구 동구 지역 내 동촌유원지와 팔공산 순환도로 등은 벚꽃길이 펼쳐져 드라이브하기 좋다. 팔공산 벚꽃길은 순환도로인 팔공CC삼거리~수태골까지 2.5㎞에 이른다. 한국 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팔공산은 봄날의 벚꽃은 물론 가을의 단풍도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고 동화사, 파계사 등의 역사·문화자원을 갖추고 있다.

경남 합천군 합천읍과 황강을 거쳐 봉산면에 이르는 백리길에는 수만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특히 황매산 자락인 합천호의 전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인근 황매산도 일품이다. 하늘과 맞닿은 해발 1000m 고지에서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화원이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 펼쳐진다. 특히 황매산은 산 정상까지 자동차로 편하게 갈 수 있고 꽃이 피는 철쭉군락지 일대도 평탄해 어린아이와 노부모도 함께 즐기기에 좋다.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길(26.6km)로 유명한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은 대청호 양옆으로 길게 펼쳐진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대전시 동구 신상동 옛 고속도로였던 지방도 517 회남로를 따라 충북 보은군 회남면으로 이어진다. 벚꽃길 구간에 문화재인 충암 김정선생 묘소 일원이 있다.
경북 경주 암곡마을 벚꽃터널은 보문호수에서 10분 가량 거리지만 관광객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보문단지에 비해 조용하고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촬영지로 유명한 무장산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적격이다. 경주시내에 비해 일주일 가량 뒤에 만개하니 조금 늦게 경주를 찾는다면 실망하지 말고 경주 암곡으로 가면된다.
꽃비가 내려 눈처럼 쌓이고
해양 절경이 수려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복도로, 구산면 해안도로변, 가포 해안 일주도로 등을 중심으로 30여 년생 토종 왕벚나무 수천그루가 심어져 있다. 특히 마산 산복도로에서 경남대 후문까지 산 위에서 해안가를 바라보며 마산의 전경을 감상하며 벚꽃길을 달리는 드라이브는 일품이다. 구산면 백령고개에 올라서면 탁 트인 해안가 절경과 함께 어우러진 수천그루의 벚꽃을 바라보며 싱싱한 활어회와 제철을 맞은 봄도다리 쑥국을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가포 일주도로를 끼고 가다보면 마창대교의 조명과 가로등 불빛 아래 바라보는 벚꽃이 만개하고 그 위로 벚꽃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봄날에 한번 취해 볼만도 하다. 마산어시장을 찾아 싱싱한 활어회와 아구찜, 복국 등 맛있는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 창동상상길, 돝섬유원지 등을 걸으며 추억을 느끼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경남 남해군 설천면 왕지벚꽃길은 푸른 남해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약 4㎞ 가량 이어져있다. 이곳의 벚나무들은 대부분 수령이 수 십 년에 이르러 그 가지를 뻗쳐 하늘을 덮은 모양이 마치 꽃으로 만든 웅장한 터널을 연상케 한다. 보통 4월 중순 즈음 벚꽃이 떨어질 시기 설천 벚꽃길을 찾는다면 벚꽃 잎이 마치 눈처럼 내려 도로에 쌓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보며 ‘꽃비가 내린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남해의 봄은 유채꽃에서도 피어난다. 남해의 유채는 상주면 두모마을과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을 비롯해 창선연륙교 인근 들녘과 이동면 장평소류지가 유명하다. 특히 두모마을은 8만721㎡(약2만4,000여평)의 끝없이 이어지는 다랭이논에 봄이 되면 유채꽃이 앙증맞은 꽃잎을 터뜨려 노란색 봄을 펼진다. 가천 다랭이마을과 창선연륙교 인근 역시 봄이면 노란 유채꽃으로 온통 물든다. 이곳의 유채는 쪽빛바다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