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했다.
김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이 순간 한반도 주변에 심각한 우려를 드리우는 합동 군사 훈련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이는 한반도 상황을 전쟁 직전으로 몰고 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극도로 위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부산으로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항모강습단의 26일~29일 동해상 한미 해상 연합훈련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김 대사는 총 18분간 이어진 발언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미국 위협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를 정당화했다.
김 대사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과 군사적 공갈이 가중될수록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 힘도 강화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유엔 제재 움직임에도 강력히 반발했다.
김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유엔 제재 위반을 비판한 점을 거론, "우리는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유엔의 소위 '결의안'을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라며 "앞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가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든 규칙"이라는 게 김 대사 주장이다. 김 대사는 아울러 "세계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가 많다"라며 "하지만 북한만이 가장 가혹하고 거친 제재 결의안으로 다뤄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사는 "이는 자국의 이념과 체계가 다르고 그들 부당한 정책에 반대한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유로 독립적인 북한에 적대감을 갖는 미국의 위압과 독단을 유엔이 묵인하고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사는 이런 취지로 최근 핵무력 법제화 등을 거론, "북한은 미국의 지속적인 적대 정책과 군사 위협으로부터 자주권과 근본적 이익을 보호할 또 다른 정확한 답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한국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분간 대북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김 대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한국 측은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의 배종인 차석대사는 발언권을 신청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불법일 뿐 아니라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